최영묵 (한국방송진흥원 선임연구원, 한양대 강사)
1. ‘국민주방송’설립 운동의 경과
국민주방송 설립운동은 지난 1996년 초 방송노조와 비판적인 언론학자를 비롯, 시청자 단체·시민단체·노동단체·종교계 등 47개 단체로 구성된 방송개혁국민회의에서 연구, 논의하고 본격적으로 추진되기 시작하였다. “방송의 공익성과 공공성을 담보로 하고, 자본과 권력으로부터 독립하기 위하여 국민을 주주로 하는 방송. 소외 계층을 위한 방송. 설립 자본금 500억원. 공중파 채널 2번(AFKN 환수 채널). 2000년 1월 첫 전파 발사”이것이 국민주방송 설립 운동의 요체였다.
1970·80년대 해직언론인들이 주축이 되어 1987년 6월 민주항쟁과 함께 민주화의 열기 속에서 국민주 형태의 신문 창간 운동을 펼쳤다. 당시 권력과 자본에 종속되어 신문들은 편파보도로 얼룩져 있었고, 감시와 비판의 언론기능을 다하지 못했다. 이에 언론의 문제를 인식하고 있는 전·현직 언론 종사자들과 국민들이 적극 나서서 1989년에 <한겨레신문>이라는 새로운 소유 형태의 신문을 창간하였다.
국민들이 주주로 참여해 창간된 <한겨레신문>에 고무된 전·현직 언론인 및 시민단체 인사들은 공적 기구임에도 불구하고 신문보다 더 권력에 종속적인 방송 쪽으로 눈을 돌렸다. 그 첫 번째 시도는 1991년 초, 국민적 운동을 통해 기금을 모으고 새로운 형태의 방송, 방송언론의 독립성을 확보하고 방송에서 소외된 계층을 위한 방송, 즉 공기로서의 방송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국민이 주인이 되는 국민주방송’설립에 대해 민주언론운동협의회(의장 정동익)주1)의 주도로 논의했으나, 방송국 허가의 법적 문제와 엄청난 재원 확보 등의 어려움에 부딪혀 수개월 간의 논의에도 불구하고 활발하고 지속적인 운동으로 전개되지 못했다.
이후 1996년 초부터 방송사 노조가 주축이 되고 시민단체, 노동단체, 언론학자 등이 방송개혁을 위해 힘을 결집한 방송개혁국민회의에서 국민주방송 설립에 대해 다시 구체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하였다. 이 과정에서 여러 차례의 공개 토론회를 가졌으며, 그때마다 제기된 주요 사항은 무엇보다 ‘방송국 허가 획득 및 채널 확보’, ‘막대한 설립자본’ 그리고 ‘설립 후 방송운영자금’ 등이었다.
가장 비관적인 문제는 역시 방송국허가 문제였다. 방송사업은 방송법 및 전파법에 의거한 정부의 허가사항으로 정부권력의 의지가 중요했다. 그러나 당시 권력은 방송을 정권을 홍보하고 유지하는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었고, 방송은 정부의 편에서 국민여론을 ‘관리’하려고 하고 있었기 때문에 ‘공정하고 공익적인 방송, 소외계층을 위한 방송인 국민주방송’이 허가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자유로운 국민주방송은 더욱 필요하며, 국민주권 회복과 민주적 사회 발전을 위해서도 필요한 방송이라는데 중지를 모을 수 있었다.
방송사 해직자 및 현업자로서 방송단체에 파견된 방송인들은 국민주방송 설립운동이 방송개혁의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하였고, 방송개혁국민회의의 47개 연대단체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하면서 전국민적 운동으로 확산할 것을 계획하였다. 이 과정에서 사회 각계각층의 인사들 100여명은 국민주방송 설립운동을 지원하기 위하여 97년 3월 27일 100인 지지선언‘왜 국민주방송이 설립되어야 하는가’를 발표하여 사회적 관심을 모으게 된다.
1) 발기인대회준비위원회 구성 설립추진
국민주방송 설립 운동은 방송사 해직자 및 현업인 그리고 언론학자들은 방송이념 설정, 방송편성이념 등 이론적 배경과 국민주방송과 유사한 외국의 사례 연구, 설립예산 규모 산출, 조직 구성, 사업 구상 등을 중심으로, 그리고 방송개혁국민회의는 연대단체들의 회원을 비롯해 전국민 대상의 공감대 확산을 위한 활동 등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운동을 추진하였다. 점차 분위기가 무르익자 주도자들은 방송개혁국민회의 차원에서 벗어나 국민주방송 설립을 위한 실질적인 추진주체 조직의 구성을 생각하게 된다. 설립운동의 전반적인 활동을 주도하던 최문순 방개혁 사무처장은 소속사인 MBC 보도국으로 복직이 되고, 엄민형 방개혁 사무국장은 소속사인 KBS 편성국으로 복귀하면서 새로운 추진 주체가 구성되기에 이른다.
1997년 5월 실질적인 주체라고 할 수 있는 ‘국민주방송발기인대회준비위원회’가 구성되고, 준비위는 지금까지의 활동 및 연구성과를 이어받아 사업보고대회 준비작업을 본격화한다. 한편 그 동안의 추진주체는 발기인조합을 결성하기 위해 97년 3월부터 발기인 및 추진회원들을 모집하여 각각 100만원 이상과 3만원 이상의 기금을 모금하기 시작하였다.
설립 추진방향은 국민주방송의 설립을 위한 발의와 기획단계부터 공공성을 인정받는 일이 중요하며, 표방한 이념 유지를 전제로 설립에서 방송개시까지 3단계의 작업과정을 거친다.
제1단계는 사회적 책임과 방송 및 경영의 방향을 결정하는 것으로 그 주체는 시민사회단체와 방송 시청자 단체, 방송 전문직 단체, 언론 및 방송 연구 단체로 제한했으며, 이들의 역할은 국민주방송의 이념을 설정하고, 경영 가능한 규모와 방송내용의 방향을 결정하며, 필요성을 홍보하는 것이다. 국민주방송에 홍보 등을 1단계에 정함으로써 방송의 사회적 책임과 경영의 개략적인 규모를 결정하는 것으로 규정했다. 또한 각 단계는 그 단계에 적합한 전문그룹을 재형성하거나 보강하면서 진척할 것이다.
제2단계는 경영을 구체화하는 것으로 그 주체로서 주주, 발기인, 경영구조에 참여하는 기업, 그리고 단체의 주주로 규정하고 이들의 역할로는 실제 방송의 구성과 운영 규모의 구체화 및 세분화하고, 정관의 제정과 허가 신청 등으로 정하였다. 여기서 경영구조는 국민주방송의 이념과 정신을 구현하기 위한 형태로서 시민사회단체·개인·기업 등으로부터 대표성을 갖는 소수의 인원으로 각기 독점적 구조를 극복할 수 있도록 구성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였다.
제3단계에서는 경영에 참여하는 주주를 그 주체로 하고, 이들의 역할은 민주적이고 전문적인 방송인 그룹, 각각의 전문 영역 및 위임 영역을 수행하는 것으로 하였다. 이 단계에서는 방송사·후원단체·주주단체 등 세 부문의 상호 유기적인 관계를 구체화하는 것으로 정립하였다.
2) 발기인대회 무산과 설립주체의 변화
국민주방송 설립 운동에 대한 시민과 사회단체, 언론사 등의 성원과 기대는 적지 않았다. 그러나 보고대회에서 발표한 핵심적인 정책 - 소유구조 문제 등에 대해 내부 이견이 있었다. 따라서 집행위원회는 내부의 이견을 조율하기 위해 새로운 연구에, 그리고 정책위원회는 정관 및 사업계획서 작성과 방송 허가를 위한 법적 절차 및 문제점 등을 연구하는데 힘을 쏟는다. 이는 보고대회에서 발표한 약 4개월 후인 10월 1일 발기인대회를 준비하기 위한 필수적인 업무였다. 특히 발기인대회를 치르기 위해 결정한 사항인 발기인 200명 이상과 설립 활동에 기본적으로 소요되는 기초 자본(seed money) 약 2억 원 이상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기 때문에 준비위원들과 연대 단체들의 적극적인 활동을 독려하였다.
따라서 준비위는 보고대회 이후 수 차례 열린 준비위원회 회의에서 발기인 및 기금 확대에 준비위원들의 협조를 강조하였다. ‘설립 이전 자금의 모금 성격’, ‘국민주방송의 소유구조 문제’, ‘국민주방송설립운동의 개념’ 등에 대한 준비위원간의 인식 차이가 해소되지 않은 채 논란이 지속되었다.
결과적으로 발기인대회를 앞두고 발기인대회 최종 점검을 위한 마지막 회의를 개최하려했으나 성원 미달(준비위원 총 33명 중 13명 참석)로 간담회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간담회 결과는 다음과 같았다. 첫째, 10월 1일 예정의 발기인대회는 현재까지의 발기인 모집의 부진으로 당분간 무기 연기한다. 둘째, 발기인대회 준비의 부진은 일부 중추 준비위원의 교체 등으로 그 동안 합의하고 추진해 오던 방송사 설립에 대한 이념적, 운동적 인식의 차이와 방송사 소유구조 및 이와 관련된 일정표 설정의 차이가 극대화되어 오늘에 이르면서 발기인 모집의 부진으로까지 연결된 측면이 강하게 작용했다. 셋째, 준비위원회 소속 각 영역별 단체(방송관련 단체, 시민단체, 언론학 관련단체 등)들은 몇몇 소그룹으로 나누어 토론을 가진 후, 오는 10월 1일 준비위원회에서 앞으로의 방향을 위한 대책을 세운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결론에 따라 준비위원회의 구조 개편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10월 1일 발기인대회도 결국 준비위원회 회의(11차)로 대체되었다. 회의 결과 첫째, 국민주방송설립은 방송개혁과 방송국 설립 추진을 병행한다. 둘째, 새 준비위원회 구성을 위한 6인 소위를 구성한다 등이 결정되었다. 또한 발기인대회 무산에 책임을 지고 대표단 사퇴 및 준비위원회 재구성을 결정하였으며, 발기인기금은 새 준비위원회 구성까지 지출을 동결하기로 한다. 이에 따라 6인 소위는 언론현업에 남영진 기자협회장 주4)과 이완기 방노위 공동대표(MBC 노조위원장)주5), 시민단체로는 지은희 여성단체연합대표와 유종성 경실련 사무총장주6) 그리고 언론학자로는 이효성 교수(성균관대 신방과)와 김승수 교수(전북대 신방과)로 구성되었다.
이후 6인소위는 11월 8일 6명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1차 회의를 갖고 “기존 준비위원회 체제를 유지하되 대표단은 새로 구성”하기로 하되 대표단으로 준비위원장에 김중배 참여연대 상임대표를 추천하고, 집행위원장은 신임 준비위원장이 추천하는 것으로 결정하였다. 이에 따라 12차 준비위원회 회의가 98년 1월 20일 개최되었다. 이 회의에서는 6인 소위의 결정과 논의 내용에 대해 많은 논쟁이 있게 된다. 결과적으로 강문규 준비위원장이 신임위원장으로 추천된 김중배 대표에게 신임위원장을 부탁하고, 10월 1일 발기인대회 무산에 대한 책임으로 발기인들에게 기금을 반환한다는 취지의 편지를 보내는 것으로 정리한다.
국민주방송발기인대회준비위원회(이하 준비위) 활동이 운영소위 중심의 활동으로 진행되는 동안, 언론 3단체를 비롯한 일부 시청자단체들은 방송뿐만 아니라 신문도 개혁의 대상이므로, 방송개혁을 주도하는 방송개혁국민회의 규모 및 사업을 신문 영역까지 확대할 필요성에 공감하여 1998년 8월 27일 언론개혁시민연대(이하 연개연)가 창립된다. 언개연의 창립총회에서 김중배 준비위원장이 언개연의 초대 상임대표로 선출되었으며, 국민주방송 준비위원 회원 및 정책위원들 다수가 언개연의 주요 임원 및 정책위원으로 선임된다. 그리고 언개연 역시 창립 준비과정에서의 주요 사업에 대한 논의로 신문·방송의 개혁운동 뿐만 아니라 국민주방송 설립운동을 주요 정책사업의 하나로 결정한다.
이에 따라 제14차 준비위 회의 결과 및 언개연의 창립총회에서의 사업 결의 결과, 국민주 방송준비위는 언개연의 국민주방송설립준비위원회로 재편되고, 설립운동 또한 언개연의 언론개혁 사업의 하나로 방향을 전환하게 된다.
주요 추진 경과
(1996년)
3월 · 방송개혁국민회의 국민주방송 설립 운동의 필요성 제기
4월 · 방송개혁국민회의 국민주방송 설립을 위한 연구작업 추진 의결
· 방송 실무진 및 일부 학자가 언론계 원로들에게 자문 요청.
5월∼9월
·국민주방송에 대한 기초 연구 및 조사 실시
10월 ·기초 연구작업 완료 (연구보고서“국민주방송을 만듭시다”발간)
(1997년)
3월 ·국민주방송을 지지하는 1차 지지모임 100인 지지선언
4월 · 국민주방송 설립을 위한 원주지역 설명회
· 국민주방송 설립을 위한 전북지역 토론회(전주 코아호텔 난실)
5월 · 국민주방송발기인대회준비위 구성(위원장 : 강문규)
6월 ·국민주방송 설립 보고대회(성공회 대강당)
10월 ·국민주방송 발기인대회 무산(준비위원회로 대체)
(1998년)
6월 ·준비위원장 사임 및 차기 위원장 선출(김중배 참여연대 대표)
8월 ·국민주방송 설립운동을 언론개혁시민연대의 사업으로 전환결정
2. ‘국민주방송’ 설립운동의 쟁점
지난 1996년 초부터 시작된 국민주방송 설립운동은 언론단체, 노동조합, 시청자 및 시민 단체, 종교단체 등 50여 단체가 뜻을 모아 시작하였다. 그러나, 핵심 주체의 구성이나 설립운동의 방향 등 설립을 위한 제반 사항을 구체적으로 수립하지 못한 상태에서 대규모 조직으로 확대하여 결국은 구체적인 정책 결정과정에서 무리와 이견이 발생했고, 이론적 측면뿐만 아니라 설립을 위한 전략과 전술 등 주요 핵심사항을 다시 논의해야 하는 문제를 낳게 되었다.
'국민주방송’이란 일반 국민이 방송사의 소유와 경영은 물론 프로그램 제작에까지 직접 참여함으로써 방송에서 직접민주주의를 실현하고 나아가 방송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실현하기 위한 국민이 직접 소유하는 방송 형태를 의미한다. 권력과 자본의 이해관계의 벽을 넘을 수 있고 소유가 소액 주주 중심으로 분산돼 있으며, 시청자가 직접 참여하여 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있는 방송이 국민주방송이다. 이러한 국민주방송의 성격을 비춰보았을 때, 이론적으로 명확하게 정립되어 있어야하는 부분이 있다. 즉 국민주방송의 기본이념을 구체화하고 이를 홍보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일차적인 목적이 되었어야 했다.
국민주방송은 기본 이념인 권력이나 자본에 얽매이지 않는 독립성, 시청자를 주인으로 하는 공공성, 전국민의 이익을 골고루 대변하는 평등성, 의견의 자유를 보장하는 다양성, 그리고 창조적 대안으로 향상된 내일을 제시하는 미래지향성 등을 추구하여 다가오는 21세기를 건강한 시민사회로 건설하는데 그 일익을 담당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러한 성격이 충족될 수 있는 구조에 관해서는 여러 이견이 있을 수 있다.
또한 추진주체는 국민주방송 이념의 실천을 통해 어떠한 편견이나 편향성도 개재되지 않은 객관적이고 진실된 보도로 갈등의 치유 뿐 아니라 진취적 목표의 달성이라는 전향적 결과를 가능케 할 것으로 보았다. 또한 민주화의 정착에 기여하는 한편 분단의 극복까지도 포함하는 모든 대립과 갈등을 치유하는 첩경이 될 것과 건전한 오락으로 민족문화 전통을 창조적으로 계승 발전시켜 나갈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나아가 국민주방송이 21세기의 대안적 채널로서 국민의 기본적인 주권 및 문화적 주권의 회복, 즉 시청자주권 및 액세스권 확보 차원에서 운동을 펼치고, 제도 개선과 시청자 교육 등을 통해 그 성과를 이루고자 하였다. 이론 측면에서는 시청자권리 확보, 액세스권 확장 등이 거론되었으며 별다른 이견은 없었다.
1) 추진 주체 문제
국민주방송 설립의 초기 추진주체는 47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방송개혁국민회의였다. 연대단체들은 노동조합, 전문가단체, 학술단체, 시민단체 등 각 분야를 그 전문성으로 대표하는 조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주방송 설립이라는 단일한 목적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었던 것은 각 단체별로 기존 방송에 대한 실망감과 불신, 그리고 단체 내부적으로 방송설립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실질적인 설립 주체는 방송노조를 중심으로 한 방송 전문가 단체와 언론노련, 기자협회, PD연합회 등 언론 3단체, 그리고 진보적인 언론학자 및 시민단체, 여성단체 등이었다. 특히 방송노조와 방송기술인연합회, PD협회, 기자협회 등 방송전문가 단체들과 언론학자들이 논리적 실무적 연구를 전담하였다. 그럼에도 추진주체에 대한 의문은 제기될 수 있었다. 쉬운 예로 왜 현직 방송인들이 자기 방송을 포기하고 또 다른 방송을 만들려고 하느냐는 단편적인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주체 갈등의 핵심은 현실적 기반은 약하나 정당성이 있는 시민단체와 현실적 기반은 있으나 명분이 불분명한 언론사 노조 중 어느 세력이 핵심 주체가 되느냐 하는 점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민주방송에 대해 핵심적으로 역할을 담당해온 방송사 노조는 “방송사별 노조의 가장 큰 문제이자 한계는 자사 이기주의이다. …자사 이기주의는 저널리즘 정신의 포기로까지 이어진다. …방송사별 노조의 폐해와 문제점을 직시하고 … 방송노조가 추구해 온 방송민주화는 바로 사회민주화를 위한 시금석 … 이는 곧 국민주방송의 이념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이라고 입장을 분명히 하기도 했다. 또한 “기존의 방송사 노조가 그 동안 추구해 온 방송민주화운동의 연장선에서 제기한 것으로 새로운 경쟁 방송의 등장이 아니라 현재의 방송이 못하고 있는 부분을 보완하는 미디어가 생기는 것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노조는 국민주방송의 설립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인적·물적 요소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며 추진주체로서 뿐만 아니라 후원자로서의 역할도 다할 것을 천명하였다.
국내의 시청자단체들은 짧은 역사에도 많은 성과를 낳으며 빠르게 성장해 왔다. 지난 1986년 ‘KBS시청료거부운동’이후 시청자운동은 모니터를 비롯한 감시 활동을 활발히 전개됐으며, 방송의 상업화로 야기되는 각종 문제들에 대해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감시 및 견제역할을 해왔다. 90년대 이후 시청자운동 단체들은 방송의 공공성을 회복하고 수용자주권을 보장할 수 있는 제도 개혁과 방송 구조의 개편을 요구함으로써 운동 목표의 질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감시와 비판에 머물렀던 소극적 시청자운동이 방송에 대한 수용자의 주권 실현이라는 적극적 요구로 발전한 것이다.
시민 사회단체들은 ‘시청자’라는 공통된 위치에 놓여 있다. 이들은 방송 등을 통해 단체의 홍보를 비롯해 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따라서 되도록 많은 시청자단체가 적극적으로 국민주방송에 참여해야 한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지만 존재하는 모든 단체가 추진주체가 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우선 명백히 국민주방송의 설립 이념에 위배되는 단체라면 당연히 배제돼야 할 것이다. 또한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정치권력과 대자본의 영향을 받는 단체도 배제되어야 할 것이다. 조직의 명확한 목표를 갖고 있어야 하며 일정한 기간의 활동성과를 축적하고 규모 면에서도 일정한 대표성이 인정돼야 한다.
시청자단체들 스스로가 동의하는 기준이 되어야 참여와 배제를 놓고 일어나는 갈등을 줄일 수 있다. 결국 대다수 관계자들은 국민주방송 설립에 추진주체로서는 핵심적인 전문가집단이 그 중심이 되어야 하겠지만 어느 단체이건 간에 방송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새로운 추진 주체가 확고하게 형성되어야 한다는 입장들을 견지하였다. 따라서 국민주방송은 공신력 있는 설립주체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 하는 점은 계속 논란거리로 남게 되었다.
2) 재원 확보의 현실성
국민주방송 설립 이후 방송의 독립성 확보를 위해 재원확보가 가장 중요한 일이다. 재원은 설립 재원과 운영재원으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 우선 설립 재원은 방송의 독립성을 확보하고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기 위해 특정 기업이나 대자본에 지배되지 아니하는, 즉 소액주주 중심의 지분 분산을 통해 경영권의 특정인에의 집중을 원초적으로 봉쇄하는 것이다. 이것이 소유형태의 측면에서는 가장 간편하게 독립성을 확보하는 방법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상업주의로부터 독립 또는 자율성을 갖기 위해서는 안정된 재정 확보가 필수적이다.
(1) 초기 재원의 규모와 확보 문제
국민주방송설립을 위한 연구위원회의 재무·경제 자문팀은 자본금 규모를 약 500억 원으로 추정했다. 이중에서 300억 원은 설립을 위한 투자 및 시설비용이고, 200억 원은 설립 이후 1년간 운영유지 비용으로 광고 등 영업적인 어려움이나 자본의 유혹 또는 권력의 회유 등으로부터 독립적인 위상을 견지하기 위해 설립 이전에 확보해야 한다고 보았다.
현재 민방인 서울방송의 납입자본금 1,000억 원을 고려했을 때, 국민주방송의 자본금 규모는 설립초기에는 총자산 규모 수준일 것이며 시일이 흐름에 따라 총 자산의 1/3내지 1/2수준으로 하향조정 될 수 있을 것(부채 조달 및 이익잉여금의 축적에 의해)이며, 이는 설비(건물, 방송장비 등) 및 규모의 수준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이처럼 막대한 설립자본의 조성방법에 대해 엄민형 방개혁 사무국장은 “발기인 조합을 설립, 가허가 전까지 활동할 수 있는 활동자금 약 30억 원 정도 마련, 모두 주식으로 전환, 주주모집을 통한 모금의 비율은 전체 모금액의 2/3정도로 생각하고 1/3정도는 발기인들의 모집으로 해결. 주주모집을 할 때는 주식교환증서를 발행하는 것으로 해서 액면가의 10%정도에 한해 미리 선금을 낼 수 있도록 하여 가허가를 얻고, 그 이후 1개월 이내에 나머지 금액을 모두 낼 수 있도록 교환증서를 발행한다. 그 설립형태로는 우선 주식회사를 설립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특별법 제정에 의한 국민주방송의 설립도 보조로 준비해야 할 것이다. 두 번째 방법이 좋은 이유는 특별법 제정에 의한 설립은 국민주방송의 설립 이후 계속되는 자금난을 해결 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토론회에서 발표된 재원 문제에 대한 의견들은 다음과 같다.
“장비의 디지털화로 성능 차이가 많이 좁혀져 상업용 방송장비로 전체시설을 갖춘다면, 일일 3시간 정도 편성할 경우 50억에서 60억이면 가능하다고 봅니다” (조학동 방송기술인연합회 회장)
“현실적으로 가능한가가 중요합니다, 500억에서 1000억을 만들어 내는 게 어디 쉬운가요? 국민주를 사게 되면 방송민주화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실제 경제상으로도 이득이 있다는 신뢰감도 강하게 심어주어야 할 것입니다.” (박원순 참여연대 사무처장)
“목표는 크게 가져야합니다. 혹시 목표에 미달되면 줄일 수 있지만 처음부터 일을 줄여서는 안 된다. 방송에 대한 사람들의 불만들을 이 운동 에너지로 충분히 끌어낼 수 있다고 봅니다. 우리가 국민주 운동을 편다면 60만 명, 100만 명의 주주를 끌어들여야 가능합니다. 100만 명 이상의 국민들을 동원해야 만이 그런 운동의 열기로 허가를 따낼 수 있는 겁니다. 100만 명 이상의 국민적 열기로 허가도 쟁취해야 합니다. 목표는 2,000억 이상입니다. 이렇게 해야 가능하다고 봅니다.” (정동익 민언협 의장)
그리고 방개혁의 재무정보자문팀은 기초적인 건물과 인력 그리고 자본투자의 시기에 있어서 예측되는 문제로 가허가가 난 이후에 어떻게 1∼2달 사이에 막대한 자본을 동원할 수 있는지 확실한 약속을 발기인 조합과 예비주주들이 얼마나 정확하게 할 수 있느냐 하는점을 지적했다.
(2) 운영재원 지속 확보문제
국민주방송이 설립되면 운영 재원은 크게 광고수입, 기부금, 방송 발전 기금, 상업방송의 초과 이익 환수금, 사업 수익 등을 생각할 수 있다.
국민주방송의 설립의의와 이념을 고려할 때 현재의 공영방송이나 상업방송에 비교해 보다 공익성을 보장할 수 있는 체제로 유지된다는 점에서 정부는 호주 또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우처럼 특별지원법 등을 통해 공공자금을 지원하거나 시설, 운영에 보조할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방송시장 속에서 존속해야 한다는 면에서 상업광고는 불가피할 것이다. 케이블TV의 경우처럼 일정한 가입비와 월간 수신료를 받으며 건전한 상업광고를 통해 재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해 나가는 방법도 모색할 수 있다.
상업광고를 주재원으로 할 경우 총 방송시간의 8/100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프로그램 광고는 지양하고 블럭광고 중심으로 실시할 수 있다고 보았다. 또한 가족시청시간대인 밤 8∼10시 사이에는 가급적 광고를 하지 않는 방안도 제안되었다. 이 밖에도 정부로부터 방송 발전 기금을 일정기간 지원받는 방안도 제안되었다.
토론회에서 재원문제에 관해 허욱 CBS 노조 사무국장은 “광고에 전적으로 의존할 것인가 아니면 국민들에게 별도의 시청료를 받아서 운영할 것인가. 그걸 위해서 전 국민이 1,000원씩이라도 내겠다면 상황이 달라진다. 왜 국민주방송이 필요한지 중심만 분명히 서면 이를 바탕으로 운동화하고 조직화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물론 국민주방송이 어떤 형태의 경영방식을 지향하느냐에 따라 재원 구성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안정적인 재원 확보는 곧 방송의 독립성을 담보로 하기 때문에 외국의 공동체 TV(Community Television)나 공공방송처럼 정부의 재정보조, 기부금, 상업광고, 수신료 등이 혼합된 모델도 검토되었다.
기초 자본이 없는 국민주방송은 설립과정에서 이미 상당한 재원이 필요하고 특히 최종적으로 무선국개설허가를 받아 회사로서 성립할 수 있을 것인가가 다소 불명확하다는 점, 그리고 그 경우 발기인들이 모든 재정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발기인의 숫자를 일정 수 이상으로 확대함으로써 책임을 분산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따라서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은 국민주방송국 설립과정을 어느 정도의 기간으로 잡을 것인가, 그 기간 중 단계적으로 어떤 일들을 해야 하며 그 일들을 하는데 어느 정도의 재정이 필요한가, 그리고 실질적으로 국민주방송 설립을 기획하고 설립사무를 처리할 사람과 단체(실질적 발기인)가 조달할 수 있는 재정이 어느 정도인가를 평가한 다음 구체적으로 모색되어야만 한다.
(3) 주주 구성 및 모집 절차
주식 소유는 집단별로 철저히 분리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거대 자본이나 재벌의 자금 유입을 억제하고 지금까지 방송에서 소외되어 온 중소기업, 장애인, 농어촌지역 주민, 어린이, 사회단체에서 25%의 주식을 소유할 수 있도록 우선적으로 배려하고 이외의 부분을 일반인과 일반 기업에 분할하는 것으로 했다.
주주구성 비율을 보면, 일반인 65%, 중소기업 10%, 일반기업 10%, 사회단체 4%, 장애인 3%, 농어촌인 3%, 어린이 5% 등으로 분할하기로 정했다. 장애인주나 농어촌주를 만든 이유는 이들이 주식의 소유가 차단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재벌이나 대기업의 사주, 대통령령이 정하는 재벌의 친족 등 대자본가와 유해물질 방류와 같은 반사회적 행위에 연루된 사람이나 기업, 부정부패에 연루된 사람, 대외 종속적인 구조를 갖는 기업의 경우에는 주식 소유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하거나 여의치 않을 경우에는 적절한 장치를 마련하기로 했다.
때문에 주주모집을 공개적으로 시도할 때, 신분이나 제한하고자하는 집단들의 참여를 어떻게 제한 할 수 있는가가 문제이며, 한편으로는 예상하고 있는 집단만으로 주주참여를 제한했을 경우, 법적인 문제는 없는 것인지. 그리고 이들만으로 목표 자본금을 확보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어떤 구체적 방안이 없었다.
이외에도 소액주주의 권리보호를 위한 제도적인 장치도 필요하다. 처음에 이익을 바라지 않고 참여했던 소액주주들이 운영에 있어서 어떻게 참여했느냐 라고 볼 때 소외될 수 있다. 따라서 국민주방송이 설립될 시점부터라도 국민주방송의 사장 등 임원 선출 또는 경영상의 주용 결정사항이 발생할 때 각각의 주주들에게 투표권(전화 또는 우편)을 준다든지 소액주주들의 권한을 대리할 수 있는 지주회사를 별도법인으로 설립한다든지 등등으로 권한을 주는 방법들을 연구하여 소액주주들이 국민주방송의 경영 및 운영에 소외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3) 추진 과정에서의 몇 가지 쟁점
(1) '국민주'의 개념
일반적 수준에서 볼 때 ‘국민주방송 설립’운동은 대안으로 대중적 공감을 얻는 상황에는 이르지 못했다. 국민주방송이 시청자단체와 관련 학계 등에서만 그 필요성이 역설되었지만 사회적 공론화에는 그리 성공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민주방송이 갖는 의미와 그 실현 당위성에 대해 국민적인 공감대를 형성하는 일이 시급한 과제이며 수용자단체들은 이를 위해 적극 나설 필요가 있었다. 수용자단체들은 국민들에게 국민주방송의 이념을 쉽고 정확히 알릴 수 있는 각종 교육 홍보 사업을 마련, 지속적인 홍보 활동 등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국민주방송 설립운동이 갖는 방송 이념의 실현과 제도 개선 및 수용자 주권 확보는 이론적이나 실천적인 측면에서 그 정당성을 확보하기에 충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주방송에 대한 논의는 '공영방송 중심론'과 '국민주방송 실현불가론' 등으로 왜곡된 경향이 있다.
공영방송 중심론이란 현재 우리나라 방송이 개선이 필요하긴 하지만 공영 체제이기 때문에 그 의미를 살려 간다면 구태여 국민주방송 같은 것이 필요하지 않다는 논리이다. 물론 원론적 의미에서 보자면 이러한 주장은 타당성이 있다. 그러나 공영방송은 이사회 구성이나 프로그램 편성 등에 있어 지배 권력의 통치 수단의 일부가 되었기 때문에 이를 개선하는 일은 요원하다.
국민주방송 실현불가론은 최근의 방송 현실에 대한 판단에 근거하고 있다. 즉 방송은 막대한 설립 비용이 필요한데 이를 모금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며, 현재와 같이 국제적인 자본의 전장이 되어 버린 방송 환경 속에서 과연 얼마나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겠느냐는 비관론이다.
이외에도 공영방송과의 이념적 차이점을 부각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설립의 필요성에 설득력을 갖지 못하며(일부 언론학자는 국민주방송의 설립보다는 현 공영방송의 체질개선 운동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 나아가 기존 방송사 경영진을 비롯해 현업자에 이르기까지 우려하는 '또 하나의 경쟁사 설립', '방송 전문인력 이동', '공적인 방송으로서의 이미지 훼손' 등의 이유로 이들의 직·간접적인 반대에 봉착하게 되었다.
(2) 공영방송과의 관계
국민주방송은 소유구조 면에서 보면 국영방송이나 공영방송이 아니라 철저한 민영방송이다. 그러나 방송의 내용 측면에서 보면 공영방송보다 더 공익적이어야 한다.
<한겨레신문> 정상모 부국장은 “누구를 위한 방송이고 어떤 계층을 위해서 하는 거냐, 어떤 목적으로 하는 거냐 등이 명확해야 하고 그럴 때 진정한 국민주방송이고 역사를 위한 방송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국민주방송과 기존의 방송사 특히 KBS, MBC 등 공영방송과는 결코 적대적 관계로 되어서는 안되고 선의의 경쟁을 하는 방송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의견이었다.
방송의 다양성이 보장되고, 하나의 쟁점에 대해 다른 견해를 가진 사람들의 목소리를 제약 없이 전달되는 방송구조라면 국민주방송 설립은 불필요하다고 주장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의 방송환경에서는 불행하게도 이와 같은 역할을 기대할 수 없다. 방송구조가 사회적 여론의 다양성을 담보해 내지 못한다면 다른 목소리를 내는 새 방송사의 출현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 역설적으로 기존의 방송사들은 국민주방송의 등장으로 다양성 보장이라는 부담에서 벗어날 수도 있을 것이다.
허욱 CBS 노조 사무국장은 “공영방송과 국민주방송이 소유의 차이인지 편성의 차이인지 혹은 국민주방송이 생기면 뭘 해줄 것인가? 국민주방송이라는 압력들이 새로운 운동의 차원으로, 정치적 세력화가 되면 송출, 편성, 제작 기존의 공영방송 구조를 해체할 수 있는 어떠한 상황도 벌어질 수 있다. 어떤 형태로든 현재의 정권, 자본 중심의 편향된 방송구조에 균열을 낼 수 있다는 것은 역사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최상일 PD연합회장 또한 “현재 시민운동단체가 기존의 방송들을 견제, 비판하는데 그 단계가 지속되어야 한다. 그걸 포기하고 새로운 방송을 만들자는 것만 가지고는 부족하다”고 강조하였듯이 국민주방송 설립운동은 일차적으로 공영방송이 공영성과 공정성, 독립성을 갖는 방송으로서 자리매김 하는데 그 역할을 다 하는 것이며, 이차적으로 이러한 운동에도 불구하고 방송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그때에 국민주방송의 설립을 구체화해야한다는 주장도 많았다.
(3) 적정 매체의 선택
국민주방송의 추진주체들은 지상파 채널 2(AFKN 환수)를 고집하였다. 그러나 이는 전략적인 차원에서 주장한 것이고, 이외에 케이블TV나 위성과 같은 뉴미디어를 이용하는 방법도 고려하였다. 지상파 채널 2는 국민주방송의 주 대상인 소외계층을 고려한다면 가장 합당한 선택이라는 것이었다. 가령 케이블 TV나 디지털방송, 위성방송 등을 고려할 경우 소외계층들의 접근이 지극히 한정될 수밖에 없고, 더군다나 주 대상 층들이 국민주방송의 시청을 위하여 별도의 투자(수신기, 케이블 비용 등)를 해야한다는데 부담이 있기 때문이다.
첫째, KBS 채널 중 하나를 국민주로 전환하는 방법이다. 현재의 한국방송공사는 본연의 공공기관으로 재편해야 한다. KBS-1의 경우 국민의 방송 복지향상과 공익적 이념의 실현을 위해 국민주방송 형식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럴 경우 거대 조직인 KBS와 삼성그룹의 반발 등이 문제로 대두될 가능성이 있다.
둘째, 문화방송을 국민주 형태로 전환하는 방법이다. 문화방송은 공익 재단인 방송문화진흥회와 정수장학회에서 각각 주식의 70%와 30%를 나누어 가지고 있다. 본래 개인 소유이던 것을 5.16이후 박정희씨가 강제로 빼앗아 민영방송 형태로 유지돼 오다가 지난 1980년 공영방송으로 바뀌었다. 따라서 정수장학회 소유의 30% 주식을 매입하여 국민주로 전환하거나 방송문화진흥회를 해체하고 주식을 국민주로 바꾸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다. 또는 방송문화진흥회 소유 주식 70%와 정수재단 소유 주식 30%를 모두 환수하여 원하는 모든 국민들이 소유할 수 있도록 고루 나눈다는 것이다.
셋째, 교육방송을 국민주로 전환하는 방법이다. 당시 공보처와 교육부 사이에서 관할권조차 불분명한 채로 재정난 속에서 운영되고 있는 교육방송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 중의 하나로 국민주 전환을 생각했다. 현실적 가능성은 크지만 순수 교육을 중심으로 하는 채널이라서 국민주로 전환한다 해도 그 역할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한계로 지적되었다. 그리고 현재의 교육방송이 나름대로 중요한 공교육 미디어의 기능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살리면서 국민주방송을 새로 만드는 것이 더 타당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넷째, 채널 2(이전의 AFKN)를 활용하는 방안이다. 기존의 지상파 텔레비전 방송 중 하나를 국민주방송으로 전환하고자 하는 경우 풀기 어려운 여러 문제를 안고 가야 한다는 한계가 있다. 그런 면에서 주한미군 쓰다가 반납한 VHF 채널 2를 국민주방송채널로 활용하는 방안이 적극적으로 검토되었다. 현재 양질의 VHF 채널 2는 주한미군으로부터 회수되어, 다만 비상시 국가 방송 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당분간 정보통신부에서 관리하고 있는 데, 이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방안은 없었다. 이념적으로도 채널 2는 민족적 자존심의 회복이라는 측면에서 민족 웅비의 시대를 맞아 국민이 스스로 만들어 가는 '국민주방송'에 활용되는 것이 어느 모로 보나 타당하다는 것이었다.
다섯째, 뉴미디어(케이블 TV와 위성방송)를 활용하는 방안이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나 케이블 방송에 있어 액세스 채널을 인정하고 있고 소규모의 자발적 방송들이 허가되고 있다. 퍼블릭 액세스 채널을 제도화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는 가장 가능성이 높은 방안임에 틀림없다. 문제는 케이블 TV나 위성방송 채널의 경우 기존의 지상파 방송에 비해 영향력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미약한 데 반해 소요되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었다.
이외에 라디오를 고려했을 때 우선 서울 지역과 주요 지방 도시에서 가능한 FM주파수를 하나씩 허가받아 활용하는 방법도 검토되었다. 라디오 방송국을 지역별로 먼저 출범시킨 뒤 이의 연합조직을 만들고, 위성과 케이블 등을 이용한 텔레비전 방송을 점차 확보해 나간다는 것이다.
추진 주체들은 이러한 현실을 고려하여 가능성이 가장 큰 것은 주한미군방송을 반납 받아 국민주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그러나 여타 다른 가능성들도 폐기된 것은 아니었다.
(4) 가용 주파수 문제
당시 국민주방송이 선택할 수 있는 타당성이 있는 주파수로 TV채널에서 가능한 것은 VHF에서 유일하게 채널 2번이며, 이는 그나마 미군방송 AFKN의 반환으로 여유가 생긴 것이며, 이외는 UHF 채널만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UHF 채널은 전파 성격상 가시청권이 좁아 폭넓은 시청자 확보를 고려했을 때 비용측면에서 적당치 않을 뿐만 아니라 전파의 접근이 용이하지 않아 국민주방송의 이념뿐만 아니라 채널 홍보 및 시청자들의 이용도 등의 측면에서 별 의미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였다.
그리고 TV방송으로서 가능한 채널은 90년대 들어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케이블 TV와 향후 2000년대에 실시하게 될 위성방송이나 디지털방송을 고려할 수 있다.
케이블TV를 선택할 경우, 황금알을 낳는 것으로 판단하여 처음 사업권을 허가할 때 기업마다 채널확보에 혈안이 되기도 했지만 현재 대부분의 채널이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채널확보는 초기보다 용이할 수 있으나 국민주방송의 케이블TV 선택은 운영상의 문제가 크다고 보았다.
디지털방송일 경우에는 HDTV와 SDTV 등 두 가지 방식이 개발되었다. HDTV의 경우 현재의 아나로그방식과 마찬가지로 인접 채널의 전파방해 때문에 하나 건너 하나의 채널을 사용하는 방식 주8)으로 채널을 사용하게 되어 HDTV방식이면 이마저 주파수의 여유가 없어 채널확보가 불가능하다. 반면에 SDTV로 실시할 경우, SDTV 방식은 현재 아날로그 채널 1개당 3∼4개의 채널을 분리하여 사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채널의 여유가 있어 가능할 수도 있다. 그러나 디지털TV는 운영재원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정치적이고 재정적인 측면에서 TV 채널의 확보가 어렵다는 판단으로 보다 현실적으로 접근하여 국민주방송의 라디오 방송화가 간헐적으로 제시되었으며 이 또한 긍정적으로 검토되기도 했다.
라디오 방송은 잘 알다시피 FM과 AM 방식이 있으며, 이 중 하나를 선택하는데 있다. AM 방식은 구시대적 성격의 매체이며, 전파 특성의 한계(특히 도심지역에서 청취 난이)로 현재 AM방송을 하는 모든 방송사가 표준FM으로 이중 방송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보통신부에 따르면, FM 주파수는 전국적으로 과포화상태이다. 물론 소출력일 경우, 방송은 가능하겠지만 국민주방송이 폭넓은 청취자 층을 확보하기 위해 최소한의 출력을 예상한다면 이 역시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따라서 FM을 선택할 경우, 가용주파수 문제 해결은 주무부서인 정보통신부의 성실한 자료가 우선된 이후에 결정되어야 할 것이다. 주9) 이차적으로는 지금까지 정보통신부가 밝히고 있는 FM 가용주파수 관련 자료가 옳다면, 그리고 무엇보다 라디오방송보다 TV방송이 국민주방송의 이념을 실천하는데 보다 효과적인 매체라는 점에서 라디오방송 중심으로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었다.
(5) 방송국 허가문제
조용환 변호사는 국민주방송을 주식회사 형태로 한다는 전제하에 “국민주방송이 부분적으로 정치적인 것이기 때문에 국민주방송을 실현하고자 하는 국민들의 열망이 이것을 막으려고 하는 특정한 집단의 힘을 넘어서면 허가취득이 가능하다”고 말한바 있다.
이러한 정서는 이전에 이미 논의된 사안으로 “… 허가가 핵심으로 절묘한 운동이 필요한데 정부가 바보가 아닌 이상 100 만 명이 서명을 해도 1,000 만 명이 반대한다며 허가를 안낼 수도 있다… “(강문규 준비위원)고 하는가 하면, “공보처에서 추천권을 가지고 있는데, 결국은 대통령이 국민주방송을 허가하려고 하는가 그렇지 않은 가로 귀결되기 때문에 법률이나 부처는 형식에 그치게 된다.”(엄민형 방개혁 사무국장)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수 차례 걸친 토론회에서 “국민주방송 허가 쟁취를 위한 강력한 국민운동 벌여야한다”는 주장이 매번 나올 정도로 ‘정치적 해결’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었다. 이형모 언론노련 위원장은 “정치적으로 허가권을 따내는 것이 관건” 이라며 “대선 전에 힘을 모아 후보들간에 공약으로 수용토록 5월 전에 모든 논의를 마무리 짓고 설립추진위원회를 출범시켜야 한다”고 주장하였는가 하면, 성유보 전 한겨레신문 편집위원장은 “허가권을 따내기 위해서는 방송국 허가를 내주지 않으면 정권이 위태롭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강력한 국민적 압력운동을 펼쳐야 한다”며 지속적인 선전과 홍보 등에 필요한 비용 마련 등 실행 프로그램이 절실하다고 하였다.
(6)적정 모델 선택의 문제
국민들이 직접 제작과 편성에 참여하는 대안방송 혹은 국민참여방송은 국가별로 다양하게 발전되어 왔다. 즉 미국의 경우, 액세스 채널이 발전되어 있으며, 영국에서는 상업방송의 초과 이익 환수와 연계된 채널 4가 있다. 독일의 경우는 지역사회 중심으로 개방 채널이 발전되어 있다. 이외에 브라질 등 남미국가에는 독립제작사와 액세스 채널이 결합된 형태의 소규모 공동체 TV가 정착되어 있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우리의 국민주방송은 넓은 의미에서 외국의 여러 형태의 국민주방송의 성격을 가진 방송사들을 그 모델로 삼았다. 그러면 이들 모델이 된 방송사들의 유형을 살펴보면 넓은 의미로 해석하여 세 가지 유형이 있다. 첫째, 국민들이 직접 주주이자 제작자, 관리자로 참여하는 방송(공동체 TV). 둘째, 공적인 소유구조를 가졌으면서도 정권이나 광고주의 압력 없이 상업방송에서 환수된 초과이윤으로 운영되는 방송(영국의 채널 4). 셋째, 국민을 대표하는 집단이나 시민사회가 기존 방송을 일정시간 직접적이고 정규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액세스 형태의 방송(일부 국가의 지상파 방송이나 케이블 TV) 등이다.
그러나 보다 포괄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 광의의 국민참여 방송들도 적극적으로 검토된 바 있다.
첫째, 가장 소극적 형태로서 기존의 지상파 채널의 공중접근 프로그램 시간을 활용하는 활동이다(BBC의 Vidoe Diary, 채널 4의 Free fir All, BBC 2의 Open Space 등).
둘째, 적극적 형태로 새로 도입되는 테크놀로지를 적극 활용하는 활동이다(미국의 Paper Tiger TV).
셋째, 전문성을 갖춘 조직이 국영방송의 민주화와 수입프로그램의 지배를 맞는 등 그 사회의 정치적 역학 속에서 방송 영역의 활동을 담당하는 유형이다(남아프리카공화국의 FAW 등).
일반국민의 주식 소유 형식의 방송은 세 번째 유형보다도 더 전문화되고 앞서가는 형태로 판단하고, 추진 중인 국민주방송을 시청자가 참여하는 액세스의 관점이 아니라 본격적인 미디어 소유제도의 논의로 집중해야 한다는 논리가 지배적 이었다. 특히 그 사례로는 네덜란드의 다원주의 방송제도와 신문의 경우 프랑스의 <르몽드>의 경우가 있다. 네덜란드의 공영방송 NOS 는 방송소유권과 사용권의 분화로 방송시간 사용권을 주요 기둥(Pillar) 집단들에게 다원화한 분산체계를 지니고 있다. 당시 논의에서 이러한 사례들이 검토되었을 뿐 어떤 모델이 적합한지 결정된 바는 없다.
(7) 추진 전략 문제
국민주방송의 필요성에 대한 여론을 확산시키는 것과 아울러 국민주방송 설립을 허가를 정부에 강력하게 요구하고 실질적인 압력 행사가 병행되어야 했다. 그러나 우리 시민사회의 수준과 현재 수용자단체들의 영향력이나 조직적 역량을 고려할 때 개별 단체들의 독자적인 활동만으로는 실질적인 압력 행사가 어렵다.
기존 시청자단체를 포함한 각 부문 시민단체들의 강력한 연대 활동이 요구된다. 이미 시청자운동의 경험을 축적해 온 수용자단체들이 그간의 성과와 한계를 점검하고 주도적 역할을 담당해야 했다. 방송개혁국민회의에 속해 있는 47개 시민사회단체를 비롯해 국민주방송의 설립 취지에 동의하는 모든 시민단체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했다. 뿐만 아니라 연대기구나 그 활동이 상징적 의미에만 머무르지 않도록 상시적이고 체계적인 운영, 소속 단체들의 역량에 맞는 역할 부여로 실질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였다.
현재의 방송법 하에서의 방송설립은 사실상 정부권력의 용인 없이는 불가능하게 되어 있다. 특히 국민주방송이 추구하는 이념이 현실화된다는 것에 대해 기득권 층은 필요 이상의 민감한 반응을 보일 것이며, 심지어 상당한 부담으로까지 여길 것으로 예상되었다. 따라서 설립운동으로 방송법의 민주적 개정 못지 않게 설립을 위한 전략으로 정치적 해결만이 가능한 것으로 보았다. 즉 국민주방송 설립 주주가 예상한 100만을 넘어선다면 어느 정부도 이것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점, 그리고 대통령 선거국면을 이용하는 방법도 모색하였다. 그밖에 선거국면에서 대선 후보자와의 인터뷰, 신문 방송 등 일부 언론과의 동조체제를 구축하여 대국민 홍보와 분위기를 조성하였다.
이러한 활동으로 <한겨레신문>이 선거를 앞두고 각 후보들과의 인터뷰에서 김대중 후보는 언론의 폐해에 대한 해결책을 묻는 질문에 선거 후 구상을 밝히겠다고 즉답을 피해갔으나 방송의 공정성 확보를 위해 추진되고 있는 국민주방송에 대해서는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언론도 국민이 참여해 공정성을 기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런 언론이 나옴으로써 다른 언론도 그런 쪽으로 갈 수 있을 것이다”라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한겨레신문 97.12.16).
또한 대통령후보초청 토론회에서 조순 후보는 ‘97 대선을 정책대결로 치르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면서 국민주방송 허가에 대한 질문에서 “정부의 간섭이나 지원 없이 국민주방송을 설립할 수 있다면 허가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한겨레신문 97.10.06).
이밖에 전국언론노동조합연맹·한국기자협회·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회 등 언론 3단체가 공동으로 구성한 언론개혁정책위원회가 언론개혁 10대과제로 ‘국민주방송 설립 보장’을 선정하여 언론계에 관심을 고조시켰다.
4) 회사 설립 및 경영, 제작 구조
(1) 회사설립주
상법에 따라 주식회사를 설립하는 절차는 기술적인 것이다. 주주를 모집하는 과정에서 거쳐야 하는 증권거래법상의 등록이나 유가증권신고서 및 사업설명서 제출 역시 전문적이고 기술적인 것일 뿐이다. 따라서 이 절차들은 국민주방송을 설립하는 데 장애요소가 된다고 말할 수 없다. 다만 국민주방송의 특성에 맞추어서 적절히 고려해야 할 점들이 있다.
첫째, 국민주방송을 설립하는 과정에서 발기인을 어느 정도로 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있다. 법적으로 발기인은 정관을 작성하는 데 참여하고 서명날인하며 주식을 인수하는 사람을 뜻한다는 점에서 그 숫자를 무제한으로 늘이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다만 발기인을 모집하는 단계에서는 증권거래법에 따른 등록과 사업설명서 제출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는 점, 그리고 초기에 이미 상당한 재원이 필요할 것이라는 점, 그리고 발기인들이 최종적으로 국민주방송설립에 대한 책임을 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술적으로 가능한 범위 안에서 많은 수의 발기인을 모집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둘째, 이렇게 모집된 발기인들이 정관을 작성하고 일정한 수의 주식을 인수하여 설립중의 회사로서 자격을 갖춘 다음 국민주방송의 상세한 사업계획을 수립하여 증권거래법에 따라서 주주를 모집하고 모집설립의 절차에 따라 정식으로 주식회사를 설립해야 한다. 다만 상법상 정관에는 발기인들의 서명날인이 필요할 뿐 아니라 증권거래법에 따른 등록과 사업설명서에도 발기인들에 관한 사항이 포함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발기인을 모집하는 단계에서 필요한 제반 서류를 미리 갖추어 제공받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셋째, 정관에 서명날인 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질 경우에는 여러 가지 기술적인 문제가 많이 생길 것이므로 경우에 따라서는 일단 발기인을 모집한 다음 그중 일부만을 정관에 서명날인 하게 하고 그 외의 사람들은 주주로서 주식을 인수하게 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 경우에는 상법과 증권거래법에 따른 주주보호 절차를 벗어나는 탈법적인 행위가 아닌가 하는 문제가 있을 수 있고, 발기인으로 모집하였다가 후에 발기인이 되지 못하는 사람들이 이의를 제기하는 경우 복잡한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그다지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다.
이러한 여러 어려움을 고려하면 초기 단계에서는 기술적으로 관리 가능한 범위에서 모집한 발기인들이 정관작성과 신주인수 등의 작업을 신속하게 마무리지어 ‘설립중의 회사’를 만든 후, 증권거래법과 상법에 따라 주주모집과 회사설립 절차를 마무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았다.
(2) 경영구조
국민주방송이 정치권력이나 특정기업으로부터의 독립성을 확보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국민주라는 ‘주식소유제도’ 자체가 아니라 주주와 주주총회, 이사회, 경영진간의 관계를 규정하는 ‘경영구조’라 하겠다.
이론적으로는 주주 개개인 모두가 국민주방송의 경영에 대한 주권행사를 할 수 있는 것처럼 논의될 수 있으나, 주식회사라는 것이 주주총회, 이사회, 경영진 등의 대의기관을 통해 의사결정을 위임할 수밖에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국민주주에 의한 직접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서는 현행 주식회사와는 전혀 다른 정관과 특별한 경영제도를 가진 회사를 만들어야 한다.
주식회사의 경제적 효율성은 소유주의 부를 극대화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운영하는 데에서 비롯되는 것이기 때문에 소유주가 없는 경우 자원의 낭비와 감독의 어려움 등으로 오히려 효율성을 기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주식회사 운영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크게 두 가지 방향을 논의하였다.
첫째는 전문경영인 체제로 주로 미국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형태이다. 주주들에 의해 선임된 전문경영인에게 매일 매일 경영의사 결정을 위임하는 대신 대주주에 의한 감독과 객관적 평가에 의한 인센티브를 부여를 통해 주주의 부를 극대화하도록 유도하는 경영구조를 말한다. 주주들은 전문경영인을 선출할 이사회의 구성원만을 선출하는 것으로 자신들의 주권 행사가 한정되고 전문경영인에 대한 감독과 견제는 사외이사(현 경영진이 아니면서 회사외부에서 사회적으로 능력과 덕망이 인정된 인사들 중 주주총회에서 선임된)와 경영진을 포함한 사내이사들의 모임인 이사회에 의해 이루어진다.
둘째는 소유경영 체제로 주주에 의해 선출된 경영진에 의해 운영하는 것이다. 경영진에 대한 감독은 주주에 의해 이루어지고, 특히 소액주주들 역시 회사 경영의 의사결정과정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지주회사 설립 등을 모색하고 있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서, 국민주주들이 사외이사를 포함한 이사진과 경영진들의 선출에 전원이 참여하게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이사회와 경영진의 차이는 이사회는 경영진 후보를 추천하고 경영진의 경영활동 중 중요한 사안에 대해 의결하고 감독하는 기관으로서 회사외부에서 초빙된 이사들과 경영진 중의 1∼2인, 사원을 대표하는 이사 등으로 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이사회 후보의 추천을 위해서는 사회 각계의 의견을 대표할 수 있는 기관들을 선정하여 위탁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국민주주에 의해 선출될 경영진의 수와 직책 및 임기, 이사의 수와 임기 등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보다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한편, 국민주방송은 국민주주에 의한 경영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일반 주식회사와는 다른 독특한 경영구조(주주와 주주총회, 이사회, 경영진간의 관계)가 필요하며 이에 대해서는 방송이라는 특성도 고려하여 면밀하게 규정해야 한다고 보았다.
(3) 제작 영역
인력은 기본적으로 자체 아카데미를 통해 육성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였다. 이는 곧 국가 영상산업의 발전을 위한 인력 양성에도 적합한 것으로 국민주방송의 인력확보를 위한 가장 현실적인 접근이기도 하다. 토론회에서도 최상일 PD연합회 회장은 “장래 PD인력은 굉장히 많다. 방송의 핵심은 사람 다루기라고 보기 때문에 적절히 뽑아서 적절한 교육을 하는데는 시간이 걸리고 거기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보았다.
한편 초기 단계에서 전문인력은 기존 방송에서 일부 확보가 가능하다고 보았다. 이외에도 케이블TV나 독립프로덕션에서 제작 능력을 갖춘 인력을 흡수하는 방안과 최근 관심을 모으고 있는 전문 VJ들을 폭넓게 활용하는 방안도 제시되었다.
아무튼 국민주방송은 재원 문제나 제작 인력 확보, 프로그램 제작 능력 등을 감안하여 방송 개시 때에는 아침과 저녁 각 2시간씩 1일 총 4시간 동안 국내외 현안 문제를 중심으로 한 보도프로그램을 집중 방송하고, 영상산업의 발전을 도모한다는 측면에서 편성에 외주 제작비율을 최대화하는 방향으로 접근하여 최소의 인력으로 방송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재정과 제작 인력이 안정적으로 확보되면 시간을 단계적으로 늘려 결국 종일 방송을 지향한다는 것이다.
편성 비율을 보면 △ 국민주방송사 자체 제작 40% △ 외주 제작 40%(독립프로덕션 20%, 국민 대표성 있는 단체나 조직에서 만든 프로그램 20%) △ 수입 20%(외국에서 제작된 양질의 프로그램) 등으로 나누었다.
제작 및 편성에 있어서의 기본원칙은 정치적 독립성, 상업주의의 배제, 민족문화의 창조적 계승, 일반 국민의 참여보장 등으로 하였다. 이는 앞서 정리한 국민주방송의 이념을 현실화한 것이다.
5) 기술 발전에 대한 대응책
지금까지 진행된 기술적인 문제는 현재까지 계속 이용되고 있는 아날로그시스템을 전제로 진행되어 왔다. 그러나 미디어기술의 발전은 크게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방식으로의 전환과 이로 인한 다매체다채널 환경으로의 전환으로 볼 수 있으며, 특히 디지털 기술의 발달은 가히 혁명적이라 할 수 있다.
디지털 방식의 방송기술은 미국과 일본, 영국 등 선진국의 주도로 개발되기 시작했으나, 최근 우리나라도 디지털TV 개발과 디지털방송 및 위성방송 준비 등으로 디지털방송환경을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디지털방송은 1999년 말부터 KBS를 선두로 하여 실험방송이 실시되고, 2005년에는 전 방송사가 완전히 디지털방송만을 한다는 계획으로 추진중이다. 그리고 디지털 기술은 방송 환경을 위성방송, 인터넷방송 등 다채널다매체 환경으로 유도할 뿐만 아니라 각종 방송장비를 비롯해서 프로그램 제작기술에 이르기까지 방송의 전 부문에 걸쳐 급속히 변화시키고 있다.
이처럼 방송이 디지털화 되는 과정에서 영상카메라를 비롯한 각종 방송장비가 디지털장비로 교체되고 있으며, 편집용 장비 등 프로그램 제작 역시 디지털 기술을 부분적으로 이용되고 있다.
이 시점에서 방송 개국을 계획하고 있는 국민주방송의 경우 이에 대한 종합적이고 연구로 방송시작단계부터 고도화된 미디어기술을 충분히 이용할 필요가 있다.
이는 곧 국민주방송의 설립 재원에서 기술비용뿐만 아니라 설립 이후의 운영재원과 경영, 인력 문제 등 제 분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국민주방송이 사회발전과 아울러 국가발전에도 기여하는 것이므로 다음과 같은 사항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첫째, 방송의 디지털화를 위한 종합적인 대응
둘째, 새로운 방송의 운영 및 경영 체계 구축 검토
셋째, 방송의 고도화를 누릴 수 있는 환경의 정비
넷째, 방송 소프트웨어의 고도화 및 다양화를 위한 준비
다섯째, 방송기술의 고도화를 위한 종합적인 연구개발
여섯째, 방송과 통신의 융합에 대응
이를 위해 국민주방송의 추진 주체단체 중 하나인 한국방송기술인협회 등 전문가집단과 함께 고도화 미디어 기술을 연구하고, 관련 정보를 정확하고 신속하게 확보하여 저비용 고효율을 추구할 뿐만 아니라 최첨단장비로 최적의 방송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하기로 하였다.
3. 국민주방송 설립 운동의 평가와 전망
일반적으로 이미 형성되어 있는 방송시장, 그것도 국민주방송에 비교도 할 수 없는 대형 방송사들만이 존재하는 시장상황에 새로 신설된 국민주방송이 참여하여 성공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말초적이며 저질적인 상업방송에 젖어 있는 많은 시청자들이 공영방송보다 더 교양적인 또는 딱딱한 내용 중심으로 편성될 것이 확실한 국민주방송을 보겠느냐는 우려는 나름대로 타당성을 갖는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논리는 현재 방송을 ‘암울한 전장’으로 몰고 있는 시청률주의에서 나온 발상일 뿐이다. 예컨대 신문의 경우, 시청률 논리대로 따지자면 <한겨레신문>의 비중이 신문시장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낮다고 하더라도 그렇다고 해서 <한겨레신문>이 의미가 없다거나 경쟁력이 없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국민주방송은 근본적으로 기존의 거대한 공영방송이나 저질 상업방송처럼 엄청난 시청률을 올리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다. 국민이 방송에 참여할 수 있는 공론장으로서 알권리를 실현하고, 사회민주화에 이바지한다는 데 그 설립의 당위성이 있다. 또한 국민주방송이 설립되어 공정하고 참여 지향적인 방송을 유지해 나갈 경우 기존의 공영방송이나 상업방송이 현재와 같은 저질 프로그램 편성으로 경쟁을 벌이거나 무분별하게 외국의 수준 이하의 프로그램을 수입하여 방영하는 것과 같은 폐단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이념적으로 뿐만 아니라 질적인 면에서도 차별화하여 경쟁에서 살아 남을 수 있는 방안이 모색될 필요가 있다.
운영하는데 따른 재정문제도 무시할 수 없다. 아무리 이념적으로 훌륭하다고 하더라도 재정적인 후원 또는 뒷받침이 없으면 지속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방송의 이념조차 퇴색하기 쉽다. 따라서 방송 경영에 있어서도 철저한 마케팅 전략을 연구하여 장기적인 전망을 갖고 이를 실천하기 위한 방안이 모색되어야 한다.
1) 설립운동 정신 및 방향 정립
국민주방송 설립 운동은 두 가지 운동을 연계하는 것으로 하나는 지나치게 상업주의적인 기존 공영방송의 개혁을 촉구하는데 있으며, 이러한 운동의 결과물로서 실질적으로 공익성을 가진 국민주방송을 설립하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립운동의 이러한 성격에 대해 구체적인 논의를 하지 않았고, 공식적으로 결정한 바도 없어 마치 설립운동은 이 두 방향이 별개의 운동으로서 그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으로 인식되기도 하였다. 따라서 일부는 방송 개혁을 위해 국민주방송 설립운동에 동참하여 이를 이용하는 듯 했고, 일부는 단지 ‘국민주방송 설립’에만 운동의 목적을 두어 결과적으로 조직내에서 동상이몽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현 방송의 문제에 대해서는 전혀 개의치 않고 단지 국민주방송 설립에만 중점을 두고 운동을 추진한다면 이는 오히려 국민주방송 설립운동의 정신을 퇴색시키는 것이다. 결국 이러한 중요한 문제에 있어 조직 내부의 이견은 언젠가는 표면화될 것으로 예상되었다.
추진운동 정신의 갈등 문제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다. 즉 설립운동이 ‘방송개혁에 중점이 있는 것이냐 아니면 국민주방송을 설립하자는 것이냐’ 라는 운동의 목적에 대한 논의 과정 없이 단지 계획된 발기인대회의 무산에 대한 책임 문제로 준비위 대표진이 교체되는 것이다.
그리고 문제의 갈등 요소는 신임 준비위원장의 향후 운동방향을 정리하는 의지 표명으로 해결된다.
추진주체 측이 국민을 위한 방송이라는 이념 이외에 중요한 문제들을 단기간에 준비한 사업설명회에서 발표한 것을 비롯해, 구체적으로 계획을 하지 않았거나 공식적인 결정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성격이 전혀 다른 단체들과의 연대조직을 구성한 것이나 연대운동으로 확대한 것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되었으며, 더욱이 단일 의견을 낸다는 것은 더욱 용이하지 않았다.
따라서 국민주방송 설립운동은 지금까지 드러난 중요하고도 첨예한 문제를 구체적으로 결정하는 것 이외에도 사업 전반적인 것에 대해서도 정확하고도 이견이 없도록 핵심적인 그룹이 정리한 후에 조직을 확대한다거나 운동을 확산시키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48개 시민사회단체 및 노동단체, 종교단체 등으로 구성된 거대한 조직을 무기로 운동을 펼쳐나가기 보다는 보다 실리적으로 운동의 방향을 이원화하여 전개해 나가는 것이다. 이는 언론개혁시민연대 차원에서 방송 노조를 비롯한 여러 연대 조직을 이용하여 방송의 개혁 운동을 지향하는 것과도 일맥상통한다고 볼수 있다.
한편 다른 차원에서의 방송개혁을 위한 전략적 모색으로 국민주방송 설립운동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해나가고, 또한 그 동안 준비해왔던 것과는 달리 방송환경의 변화에 따른 국민주방송의 설립 방향 전환 모색이 필요하다.
이러한 향후 활동들을 위해 연구논의 할 수 있는 핵심적인 조직체를 구성하는데, 주요 구성원으로는 국민주방송설립준비위원회 집행부 외에 각 분야별 전문가 연구진을 구성하여 국민주방송 설립운동의 이론적 배경뿐만 아니라 초기부터 주의 주장되어 왔던 주요 사안들까지도 일차적으로 재검토하고 논의 한 후 재정립하는 절차를 거쳐 공개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다.
준비위가 이후 계속해서 설립운동을 추진해 나가는 과정에서 주요 쟁점으로 부각될 사안을 집중 검토하고 설립운동만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국민주방송을 설립하는데 있어서 이념과 정신을 실천할 수 있는 올바른 방향 제시와 장애가 될 사안들을 사전에 제거하고 대안 제시하는데 그 주안점을 두고 활동해야 할 것이다.
2) 재원의 성격 및 확보방안
국민주방송 설립운동이 방송개혁 운동 차원을 넘어서고, 국민주방송 설립의 정당성과 필연성이 확보된 이후 실질적으로 방송사 설립에 중점을 두고 운동을 전개해 나가는데 있어서 가장 핵심적인 사안은 역시 허가 가능성과 재원 확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국민적 공감대를 가질 수 있는 핵심적인 주체세력의 형성도 중요한 문제다.
정치적으로 보아 현 정부는 과거 정권과 달리 의지를 갖고 방송개혁 정책을 시도하였으나 역시 권력의 속성에서 벗어나지 못해 용두사미 격이 되고 있다. 그러나 기대가 되는 바는 권력 내부에 그나마 양심적인 세력이 일부 건재하고 있으며, 이들이 중심이 되어 방송개혁에 대한 의지를 계속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재원을 건전하게 확보하기 위해서 가장 선호될 수 있는 방안은 국민주를 대량으로 모집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국민 스스로 동참 의식을 갖고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대외적으로 신망이 있는 추진주체를 구성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설립 재원을 무엇보다 투명하게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자본의 성격 또한 건전성을 담보로 할 것이다. 즉 국민적인 충분한 동의와 조직의 선명성을 부각시켜야 한다.
국민주방송은 정치적, 사회적 역학관계에서 보다 건전한 많은 국민의 자본, 즉 방송사업에 있어서 건전한 자본이 모일 수 있는 유일한 창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현실로 연계하기 위해 국민의 신망을 받는, 대표성 있는 조직과 인사들이 국민주방송 설립에 앞장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국민주방송의 설립 이념과 방송의 성격 등을 전략적으로 전국민을 대상으로 한 홍보작업이 필요하게 된다. 국민주방송 설립 운동에 대한 인식은 추상적 차원에서만 확산되어 있는 실정이다. 여전히 일부 방송인들뿐만 아니라 학자들 사이에서도 국민주방송의 설립에 대한 인식은 방송의 설립에 있어서건 매체의 선택에 있어서건 간에 부정적인 부분이 없지 않다. 그리고 일부에서는 시기상조라는 소극적인 반응도 보이고 있다. 준비위는 부정적이거나 소극적인 사람들을 적극 설득하고 화합하며 운동을 전개해야 할 것이다. 이는 단지 설립 운동을 일부 동조자들 중심으로만 추진해서도 안되고 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나아가 전국민 또는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홍보와 이들이 주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이 외에 사전 작업으로서 재정 규모를 확정하는데 실질적으로 소요될 예산 규모(건물, 장비 및 시설, 운영자금, 허가비용 등)를 정확히 제시해야하며, 모금의 가능성이라든가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추가 또는 축소될 수 있는 부분들도 고려되어야 한다. 방송으로서 안정적인 운영을 담보할 수 있는 규모의 재원 확보 방안 또한 검증할 수 있는 수준에서, 국민주방송 방송설립의 의미가 훼손되지 않는 범위로 결정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예상되는 재원 규모 한도 내에서 방송의 규모라든가 가시청권 범위(출력의 크기), 지역 또는 전국 방송(방송권역), 그리고 지역방송이면 전국 방송(방송의 발전적 확장과 전국민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으로 확대할 수 있는 전략 등도 모색되어야 한다.
3) 운동의 실현을 위한 방안
국민주방송의 기본정신은 자본과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소유와 경영 분리)과 방송에 있어서 국민의 커뮤니케이션 권리 보장에 있다. 이를 위해서는 명확한 목표가 필요한데 지금까지는 측면에서 모호한 점이 없지 않았다. 비록 이러한 모호한 접근들이 전략적이라고 하지만, 실제로 설정된 목표를 성취하는데는 적지 않은 난관과 곤란이 있었으며, 이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많은 전문가들조차 이러저러한 이유로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아예 단정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따라서 목표의 혼선을 방지하고, 부정적인 견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과거와 같은 전략의 이중적 구조로부터 탈피해야 한다.
정책적으로 불가능한 부분은 시민운동의 실현을 위해, 국민 주권 확보를 위해 그 한계를 인정할 필요가 있다. 그 동안 국민주방송 준비위는 정부가 결코 허가하지 않을 것이 예상되는 공중파 채널을 고집해 왔다. 이는 어떠한 정부에서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며, 선진국에서도 이러한 성격의 방송이 전국망을 가진 공중파채널을 확보한다는 것은 용이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저런 이유로 국민주방송이 추구하는 매체의 목표를 전환한다면, 즉 TV로서 공중파가 아닌 케이블TV , 위성방송, 인터넷방송 또는 라디오로서 FM, 인터넷 방송 등으로 다른 매체를 연구 모색하여 추진한다면 그 실현가능성은 충분하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시민운동의 구체적인 결실의 성과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설립운동에 연대하는 시민단체, 노동단체, 종교단체 등이 이 설립운동의 실현을 위해 강력한 연대를 결성하도록 유도하고, 이들이 국민주방송의 설립과 안정적인 운영에 확실한 후원이 될 수 있도록 연대기구로서의 정당성확보에도 노력할 필요가 있다. 시민사회는 보다 성숙되고 있으며, 국민 의식 또한 급속하게 변하고 있으므로 국민주방송의 정신을 실현시키는데 그 장벽은 높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지구촌의 많은 나라에는 국민주방송과 유사한 형태 - 소유구조, 방송 편성 이념 등 - 의 방송 즉 액세스방송이나 채널, 공동체 방송 등이 어려운 가운데 조직원들과 후원자, 시민들이 힘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그리고 일부 국가에서는 우리와 마찬가지로 설립을 위해 활발하게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국제적인 움직임 또한 우리에게 힘이 되고, 우리 역시 그들에게 지원을 할 수 있는 구도를 형성하기 위해 국제적 연대운동을 전개할 수 있는 창구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 이로써 이론적 정당성 및 필연성을 확립하고 공유할 뿐만 아니라 가능하다면 재정적인 상호 지원을 할 수 있을 것이고, 나아가 설립 이후의 우수하고 공익적인 프로그램의 교환이나 프로그램 제작에 있어서 상호 지원, 경영상의 정보 교환 등의 교류를 적극적으로 연계 가능하도록 운동의 국제화도 모색해야 할 것이다.
4) 남은 과제들
정리하자면 이외에도 국민주방송 설립을 위해서는 많은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 국민주방송 설립 이전에는 운동을 추진할 핵심 주체의 조직화, 설립 자본금 모금 방안 개발, 시민사회단체와의 연대 강화 및 인식 확산, 매체 및 추진방향 결정, 방송허가 취득을 위한 전략과 전술 개발, 정책적 지원 및 지원법 입법운동, 경영 구조, 편성 등이 당면과제들이 될 것이다. 그리고 국민주방송 설립 운동을 성공적으로 전개하여 설립에 소요될 초기 재원 확보를 비롯해 설립자금 및 초기 운영자금, 허가 등의 난제들을 모두 해결하고 방송 설립허가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방송 설립 이후 국민주방송 이념 실현과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는 독립성 등의 민감한 문제가 여전히 고민해야 할 일로 남게 된다.
이러한 추진 과제를 시기적으로 구분하자면 단기적·중기적·장기적 과제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우선 단기적 과제는 핵심 주체의 구성으로 방송의 민주화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향후 과제 추진에 적극적으로 헌신할 수 있는 사람 또는 단체로 전문 분야별 5∼7인 정도의 조직으로 30내외로 구성하여 향후 과제를 연구하여 구체화해야 한다.
전문가로 구성된 핵심주체 조직은 업무 분야별로 정책팀, 홍보팀, 재정팀, 법률팀 그리고 지원팀 등으로 구성하고 이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정책팀은 언론학자와 방송인(편성 및 제작인, 기술인 중심)으로, 법률팀은 변호사 등 법전공자 또는 법조 출신으로 구성해야 할 것이며, 상대적으로 홍보팀과 재정팀, 지원팀은 비전문가 집단으로 소수로 구성해도 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설립 운동 및 준비를 위한 초기 자본금을 확보하여 이들 전문가 집단이 각자의 업무를 원활하게 추진하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지원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중기적 과제는 설립재원 확보와 방송허가 등 대외활동을 기획하고 실천할 수 있는 전문조직의 구성이다.
이 조직은 단기과제에서 결정된 사안들을 대외적으로 홍보하고, 시민사회단체나 영향력있는 지도층 인사, 정책입안자 등과 접촉하여 정책을 실현할 수 있는 인원들로 구성되어야 할 것이다. 이 단계에서는 현재 전문 언론운동단체, 부문운동으로 언론운동을 하고 있는 단체, 조직화 수준은 약하지만 꾸준히 방송 개혁을 위해 힘쓰고 있는 단체, 방송 개혁에 관심이 있으나 여력이 없어 망설이고 있는 단체, 조직 역량상 국민주방송 설립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단체 등을 엮어 이들을 조직화하고, 지원 세력화 하는 점에도 유의해야 할 것이다. 이는 향후 국민주방송 성패의 관건이 될 수 있을 정도로 중요하다. 특히 국민주방송의 주체가 될 시청자를 결집시키고, 조직화하여 이들 중심으로 설립 운동이 구체화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장기적 과제로는 방송 설립의 가허가를 받은 이후 곧 설립될 방송을 만들기 위한 전문가 및 비전문가들을 모집하여 방송 설립을 위해 구체적인 실행과 연습, 교육 등을 담당할 조직을 구성하는 것이다.
이 단계에서의 실천과제는 채널 확보, 입법화, 국민주방송 설립 및 운용방안 구체화 등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국민주방송의 채널 허가를 득하고, 이어 국민주방송 지원 특별법 마련을 위해 각 정치적 접촉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와 병행하여 아주 구체적이고 현실성 있는 국민주방송 설립 및 운용에 관한 방안이 심층적으로 연구해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단계적인 과제를 실천하는데는 물론 국민주방송의 이념인 △자본이나 권력에 얽매이지 않는 독립성 △시청자를 주인으로 하는 공공성 △전국민의 이익을 골고루 대변하는 평등성 △사상과 의견의 자유를 보장하는 다양성 △창조적 대안으로서 좀더 발전된 내일을 제시하는 미래지향성 등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국민주방송의 목표와 임무로 △공익적 기반 위에서 시청자 주권 반영 △정치권력과 자본의 외압으로부터 벗어날 공영정신의 구현 △민주적 의견 형성 및 공정한 사회감시 실천이다. 경영방식은 프랑스가 추진하는 국민주 방을 모델로 해 △지극히 제한된 개인소유 주식으로 집중을 피하고 △방송의 이념과 경영방법을 유지시킬 수 있는 단체의 경영참여를 보장하고 △편성은 우리 방송이 구조적으로 결여해온 의견,여론,정보전달 및 감시 기능이 발휘되는 특성을 지니고 △국민주식에 의한 자본금과 선별되고 공익적인 광고에 의한 경영 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