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페이지를 이용한 과기노조의 정보화

- 정보화 운동은 정보화에 대한 인식이 선행되어야

임익성

(전국과학기술노동조합)

1. 들어가기

전국과학기술노동조합(이하 과기노조)은 현재 30개 지부(과학기술계 정부출연 연구기관) 3500여명의 조합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규모는 작지만 1994년 4월, 우리나라 최초로 기업별 노조를 해산하고 아래로부터의 소산별 노조를 건설했다. 하나의 조직으로 출발하게 되었다는 자긍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지부들 사이에 편차, 갈등 그리고 오해들이 남아있었는데, 이러한 요소들을 줄이기 위해 시도한 전략적 방법의 하나가 홈페이지였다.

즉, 지역적으로 분산되어 있는 30개 지부의 조합원들의 의사구조를 같은 통신 공간에 열어 놓음으로써, 지부의 편차를 줄이고 「우리는 하나」라는 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묶어내고자 했다. 이것이 홈페이지를 만든 첫 번째 이유였고 중앙의 전달사항이 지부 조합원들에게 전달되지 않거나 잘못 전달되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던 것이 두 번째 이유였다.

㉠ 일방적 지침하달을 벗어나 지도부와 조합원대중과의 쌍방향 의사소통 구조.

㉡ 공간적·시간적인 제약 없이 모든 조합원이 만날 수 있는 열린 구조.

사실 이 두 가지 요소는 매우 획기적이면서도 중요한 의미를 상징하고 있다. 더욱이 운동진영에서 왜 정보화를 서둘러야 하는지 그 이유를 엿볼 수 있는데, 뒷부분에서 부연하도록 하겠다. 그러기에 앞서 현재 과기노조는 홈페이지를 이용하여 어떠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고, 앞으로 조직운영에 있어 어떤 업무를 지원할 계획인지를 살펴봄으로써 인터넷으로 가능한 노동조합의 일상활동을 추론해보기로 하겠다.

2. 과기노조 홈페이지 이용 및 운영 현황

1998년 3월 1일. '정보통신에 관한 한 모든 것으로부터 독립한다.' 라는 의미로 삼일절 신새벽에 문을 열었다. 기관(사측)의 전산 시스템으로부터의 독립뿐만 아니라 모든 상업전산시스템으로부터의 완전한 독립을 원했다. 그래서 리눅스 운영체제를 도입했고 6개월의 준비기간동안, 게시판 프로그램을 비롯하여 모든 CGI 프로그램을 일일이 만들었다, 운영방식에 있어서 굳이 웹을 기반으로 한 것은 여전히 웹에 비해 PC 통신은 상대적으로 폐쇄적이고 한정적일 뿐만 아니라 정보통신 기술이 갖는 무한한 확장성에 제한적이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과기노조 홈페이지가 지원하고자 하는 일련의 일들을 단계적으로 풀어쓰면, 1단계로 조직 정비를 위한 다양한 업무지원, 2단계는 교육·선전활동, 그리고 3단계는 연대를 위한 도구 등으로 편의상 나눌 수 있는데, 이는 각 단계가 앞 단계를 진행한 뒤에 이루어지는 시간상의 절차는 아니고, 내용적인 의미의 분류에 가깝다.

2.1 99년 10월 현재, 홈페이지 이용 현황

♣ 조회수 : 112,000회 정도 (문을 연지 1년 반정도 됐음)

♣ 어울림 마당*주)에 가입한 조합원 수 : 1059 명(최근 8월-20명, 9월-23명, 10월-22명 가입)

*주) {{사용자에 따라 메뉴의 제공을 달리하기 위해 접속절차가 필요한 곳으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하여 들어갈 수 있으나, 손님자격으로도 재한적이지만 접근이 가능하다.}}

♣ 비조합원*주) : 249 명

*주) {{비조합원과 상급단체, 지역본부, 언론방송사 기자, 과기부, 유성구청, 학생 등이 있음}}

♣ 게시판 이용 정도 : 중앙게시판 14개, 지부게시판 90개, 비공개 게시판 4개를 운영

(운영 초기에는 조합 간부들보다 사측 노무담당자들이 더 관심을 갖고 자주 접속을 했다.)

2.2 홈페이지를 이용해서 현재 진행중인 것

현재는 게시판과 자료실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고 부가적으로 일정표 관리 기능, 그리고 간단한 여론 조사 기능이 있다. 홈페이지를 운영하다 보면 일일이 HTML 문서를 만들어줘야 하는 번잡스러운 부분이 있는데, 이러한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웬만한 것은 게시판 형태로 프로그램화하여 일손을 최대로 줄이고 있다. 홈페이지의 주된 내용을 이루는 대부분의 CGI 프로그램은 향후 검색을 강화하기 위해 gdbm 라이브러리를 이용한 c언어로 프로그램 했다.

홈페이지를 접속하면 우선 메인 프레임 위로 과기노조, 연맹, 기타 순서로 그날의 일정이 조그만 윈도우 창에 뜬다. 역시 매일매일 그날의 일정을 따로 HTML 작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서버가 그날의 날짜를 확인하고 그 날에 해당하는 자료를 자동으로 뿌려주게 된다. 일정을 입력하는 절차 역시 CGI프로그램으로 되어 있어 수고를 최대한 줄였고, 또한 지나간 일정을 년별, 월별로 보여줄 수 있도록 해놓았다.

게시판에는 낙서를 포함해서 일반적인 내용은 물론 중앙위, 중집위, 대의원대회 등 각종 회의록을 공개하고, 중앙위 결정사항이나 지침을 전달하고 있다. 그리고 지침에 대한 지부의 실행 결과나 지부별 쟁점 사항(또는 투쟁 상황) 역시 지부 알림게시판을 통해 알림으로써 즉각적으로 중앙과 다른 지부들과 투쟁의 분위기를 공유하고 있다. 또한 자료구축 용도로 과학기술관련 상식이나, 과학기술계 출연기관 관련 신문기사도 올리고 있다.

게시판을 운영하다 보면 가장 큰 문제로 제기되는 것 중에 하나가 검열과 제한을 들 수 있다. 물론 과기노조는 자체 시스템을 운영하기 때문에 외부의 검열에 대해서는 해킹을 제외하고는 어느 정도 자유로운 편이다. 그러나 여전히 자체 검열이라는 불안감이 조합원들에게 남아 있는데, 가령 지도부를 비판하거나 조직 자체를 비판하거나 하는 등의 글들을 올릴 때는 혹시 자신의 위치가 노출되지 않을까 우려를 하게 되어 정당한 비판의 소리를 꺼리는 경우도 있게 된다. 그러나 과기노조는 이에 대해 익명이건 실명이건 어떤 비판의 글도 삭제하지 못하게 했으며, 심지어 운영자마저도 익명의 글의 근원지를 추적하지 못하도록 막아놓고 있다. 앞으로 정보화를 추진하고자 하는 운동단체는 이 부분을 신중히 고려했으면 한다.

그리고 게시판의 특징중의 하나는 사용자에 따라 접근 범위를 설정해 놓은 부분이다. 가령 중앙위원들만 접근할 수 있는 게시판과 자료실, 또는 노보를 제작 편집하기 위해 제작진들만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 또는 대동제 기획회의 등, 사안별로 비공개 게시판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완전히 비공개로 운영하기 위한 게시판이 아니고 어떠한 최종결정이 나오기 전에 초벌 논의를 하기 위한 것인데, 지역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실무자들이 시간적 제약을 넘어 의견을 교류하기 위해 만들었다. 이런 비공개 게시판, 예를 들어 노보 제작을 위한 비공개 게시판은 특정 시간이 지나면(예를 들어 기획중인 노보가 발행이 되면) 그 동안 비공개로 어떠한 논의를 했고, 노보를 제작하는데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지, 마치 편집후기를 보여주듯이 비공개 게시판을 조합원들에게 공개하게 된다. 공개되는 기간 동안 조합원들은 이 공간을 통해 노보를 읽은 소감과 바라는 점들을 올리게 되고 제작진들은 이를 근거로 다음 노보를 준비하게 된다.

또한 자료실을 통해, 공문은 물론, 투쟁속보, 통계자료 등 과기노조에서 생성하는 자료를 올리고 있다. 이 부분은 앞으로 웹 기반의 자료실로 확장할 예정인데 뒤에서 설명하기로 하겠다. 그리고 한편에는 과기노조의 각종 행사와 투쟁 현황을 디지털 카메라로 찍어 투쟁 사진을 파일로 보관·전시하고 있으며 기자실을 따로 두어 보도자료와 기자들이 요구하는 사항을 듣고 반영할 수 있도록 했다.

위에서 설명한 일정표, 게시판, 각종 자료실, 그리고 활동사진 등의 자료들의 정리는 향후 10년 이상을 내다보고 만들었다, 이들 각종 자료와 게시판은 나름대로의 역할을 맡아 홈페이지가 돌아가는 서버 안에서 차곡차곡 과기노조 투쟁의 역사가 되어 기록되고 있다. 그래서 홈페이지 운영자는 투쟁의 기록물을 지키는 창고지기가 되는 셈이며, 조그만 낙서판일지라도 하나 하나의 글을 올리는 조합원은 그 주인 된 자격으로 과기노조 투쟁의 역사를 기록하고 있는 셈이다.

2.3 홈페이지를 이용해서 앞으로 계획중인 것

① 현재는 웹서버만을 가동하고 있는 편인데, 필요하다면 조합원에게 전자우편 주소를 발급하고 웹호스팅까지 제공할 예정이다.

② 지금 이용하고 있는 문서 자료실 프로그램을 더욱 확장하여 웹을 이용한 자료실로 구축하겠다. 웹자료실은 사무실에서의 문서자료 체계화와 병행하여 이루어져야 하는데, 내부에서 만든 공문은 물론 심지어는 외부에서 들어온 공문을 포함해서, 각종 회의 자료, 교육 자료, 정책 자료, 등의 모든 자료를 체계적인 구조로 나누어 보관하고 검색이 쉽도록 만들 계획이다, 다시 말해서 웹상에서 검색이 가능한 과기노조 웹 정보자료실을 구축하겠다. 이게 이루어지면 남극에서도 인터넷만 접속되면 과기노조 업무를 볼 수 있게 된다.

③ 쌍방향 의사소통이 가능한 온라인 상에서 교육받고 교육할 수 있는 CGI프로그램과 웹강의실을 생각할 수 있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노동운동사, 노동법 또는 노동 판례(그리고 철학 사상교육까지도) 등 세부 내용을 칼럼 식으로, 혹은 묻고 답하는 형태로 또는 토론 형태로 운영할 수 있다. 이것은 자료실과 더불어 현재 운영하고 있는 게시판 프로그램을 응용하면 어렵지 않게 실천 가능하다.

④ 여론 조사 프로그램을 확장하여 조사통계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인터넷을 통해서 조합에 가입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할 수 있다.

⑤ 지부 정보통신담당자를 선정하고, 선전홍보용 지부 홈페이지를 지부별로 제작할 수 있도록 하여 이를 본부 홈페이지와 연동·운영할 생각이다. 즉 게시판과 자료실은 통합 운영하고, 각 지부 홈페이지에는 지부별 자랑거리나 지부 활동 상황 등은 지부에서 별도로 관리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

⑥ 현재 대화방 프로그램을 마무리하고 있다. 프로그램이 끝나면 일단 소규모 비정규 회의(또는 토론)를 이 대화방에서 가능하도록 시행해보고 차츰차츰 정규회의가 가능한 형태로 프로그램을 수정 보완하고자 한다. 이것을 확장하면 3500여 조합원이 함께 참여하는 사이버 총회도 충분히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⑦ 그밖에 조합원들이 홈페이지와 더욱 친근감을 갖도록 하기 위한 방안으로 쪽지 주고받기 기능이라든가, 홈페이지 내에 소모임을 조직하여 게시판이나 홈페이지 구성을 지원한다거나, 조합원 중의 몇 명을 선발하여 칼럼이나 일상 얘기를 올릴 수 있는 일종의 사설게시판(홈페이지)을 운영하거나, 또는 조합원들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정보를 링크하여 과기노조 홈페이지를 접속하면 쉽게 정보의 바다를 항해할 수 있도록(인터넷이 정보의 바다임을 실감나게) 해 줄 계획이다.

내년 3월까지 앞서 열거한 것들 가운데 반 정도를 구축하고, 1년 이내에 많은 부분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3. 운동진영의 정보화를 위하여

3.1 정보화로 인한 조직 운영의 변화 예측

앞서 언급했지만 정보화(인터넷 통신)로 인해 일방적이 아닌 쌍방향으로 의사소통이 가능해졌다는 점과 공간적인 한계와 시간적인 제약을 극복할 수 있다는 점은 노동조합의 의사 결정 구조를 바꾸는 충분한 계기를 부여한다. 즉, 종적인 의사 전달 구조에서 횡적인(엄밀히 얘기하면 다원적인) 의사 전달 구조로 바꿔야 할 필요를 느끼게 하는데, 그에 따라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예측해보면 ;

㉠ 종적으로는 중앙 지도부와 조합원들의 직접적인 연결이 가능해지므로 중간을 연결하는 조직 체계는 불필요해지거나 다른 형태로 바뀔 수 있다. 즉, 중앙의 결정 사항을 조합원 개개인에게 직접 전달할 수 있고, 거꾸로 중앙 지도부 역시 중간 단계를 거치지 않고 직접 조합원들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다.

㉡ 횡적으로는 지역적으로 멀리 떨어진 각 지부(분회, 지회)의 조합원들간의 의사 소통과 자료의 공유로 지부간의 벽은 약해지고, 지부 대신 새로운 형태의 하부 조직이 발생할 수 있다. 가령 같은 취미와 관심을 갖는 사람들의 소모임이 노동조합 내 통신 공간을 중심으로 생겨난다.

사실 이러한 가능성의 실현은 조합원 대중을 어떻게 통신 공간으로 끌고 올 수 있느냐의 문제로 귀결되는데, 여기에는 정보통신을 담당하는 활동가를 포함해서 운동의 지도부가 먼저「정보화에 대한 폭넓은 이해」가 있어야 한다.

3.2 정보화에 대한 올바른 인식

정보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자본의 큰 흐름이 어디로 흘러가는지에 대한 경제학적 분석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또한 관심을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은 「개인의 의식구조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가」하는 사회학적 분석이다. 요점만 간단히 말한다면, 집단화에서 개별화로의 개인의식구조의 변화, 국가중심주의에서 탈 국가주의로의 이행이라 할 수 있겠다. 정보화 사회를 우려하는 몇몇 사회학자들은 정보화 사회의 개별화가 탈인간적이며 탈공동체주의로 진행하는 것일 뿐이라고 주장하기도 하는데, 하여간 긍정적으로 해석하든 부정적으로 해석하든, 이러한 개별화 현상은 이미 사회전반에 걸쳐 일어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산업사회가 무르익으면서 서서히 진행되고 있었던 개별화·탈중심화는 정보통신기술, 그 중에서도 인터넷(pc통신 포함)의 등장으로 급가속하고 있는 듯하다. 지역적인(또는 시간적인) 제한 때문에 불가능했던 만남과 모임들이 가상 공간에서 이루어지기 시작했고 다양한 사람을 접하면서 국가나 회사와 같은 집단보다는 같은 관심과 같은 취미 혹은 같은 사상을 갖는 개인들과의 만남에 더 애착을 갖게 된다*주). 가상공간이지만 이런 만남을 통하여 점점 더 다양한 정보의 교류가 이루어지게 되고 이것이 개개인의 자신감을 더욱 확대시켜 놓는 계기로 작용한다*주).

*주) {{국가에 거는 기대감이나 회사에 대한 애착심의 상실은 세계화, 즉 초국적 거대 금융투기자본에 의한 「놀음」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주) {{좀더 엄밀히 얘기한다면 다양한 정보 때문만이 아니라 심리적인 안정이 그 한 못을 차지한다. 통신의 긍정적 측면으로, 예를 들면 현실공간이 아니라 가상공간이라는 점. 그래서 현실 공간에서 주저하던 것도 가상공간이기 때문에 용기를 내어 주장할 수 있는 분위기, 환경, 등을 들 수 있음.}}

이런 자신감으로 개개인은 소극적(방관적)인 행위에서 적극적인 참여로 바뀌게 되는 과정을 겪게 된다. 그래서 산업사회에서는 개별화(혹은 파편화)가 '소외'라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었지만, 정보화 사회에서는 더 이상 소외가 아닌 하나의 새로운 '사회 주체적 개념'으로 자리 매김을 서서히 하게 되는 것이다. 즉, 집단의 이익을 위해 개인의 희생을 강요하는 사회가 아니라, 자기의 가치 실현을 통하여 자발적으로 집단에게 이익을 안겨줄 수 있는 사회로의 이행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면, 장미빛 환상에 불과할까. 이것이야말로 개인의 궁극적인 해방이요 인간해방이요 노동해방이요, 정보화를 통해 진화해 나가야 할 다음 사회인 것이다.

이러한 의미로 우리는 정보화를 지금의 사회를 『개인의 자유로운 발전이 빈말이 되지 않는 사회(1848 독일 이데올로기)』로, 『각 개인의 자유로운 발전이 만인의 자유로운 발전의 조건이 되는 사회(1848 공산당선언)』로, 『자유로운 개성을 원리로 하는 고차원적인 사회(1883 자본론 1권)』로 진행하는 발판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해야하는 역사적 책임이 지금의 우리에게 있기 때문에 정보화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다.

운동진영이 정보화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서 앞으로 이 세상은 바뀔 수 있다. 진정한 개인의 해방, 인간해방의 세상으로 갈 수 있는지, 자본의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하여 타락의 세상으로 영원히 추락하고 말 것인지.

4. 맺으면서

정보화 사회는 후기자본주의의 지배 이데올로기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나, 또는 정보기술이 의회민주주의 한계를 극복하고 참여민주주의를 가져오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주장. 그리고 새로운 형태의 공동체가 형성되고 있다라는 견해나, 아니면 정보화는 곧 공동체의 해체라는 견해 등, 정보화 사회의 해석은 다양하다. 분명 정보화 사회는 야누스의 두 얼굴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그리고 그 얼굴은 각각 또 두 개의 표정을 짓는 등,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 앞에 서 있다. 이 시점에서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정보화 사회의 어느 한 단면에 대한 부푼 희망이나, 막연한 두려움을 갖기보다는, 정보화로 인해 변해 가는 사회구조를 냉정하게 분석하고 인식하는 것이 급선무일 것이다. 그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정보통신 기술을 운동진영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를 고민하는 것이 더 효율적인지도 모른다.

그러기에 정보화의 도입은 정보화에 대한 기술적 측면만 고려할 것이 아니라, 사회적 측면을 충분히 인식하여야 하며. 남들이 홈페이지를 만드니까 하는 식이 아니라, 절실한 필요성을 그 기초로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