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동네트워크의 노동자투쟁을

지원사례와 과제

유권근 (한국노동네트워크협의회 사무국원)

1. 노동자 투쟁에서 정보통신 활용

1)노동네트워크 출범 이전

96년 12월 그 당시 한국의 집권여당이었던 신한국당은 노동시장의 유연화를 목적으로 노동자의 정리해고 중심으로 한 노동법 개악안을 날치기로 통과시켰다. 이에 전 국민적인 항의가 이어졌고, 한국의 노동자들은 총파업이라는 가장 강력한 수단을 사용하기에 이르렀다. 당시 수 많은 네티즌들과 PC통신 사용자들이 이 투쟁에 동참하는 의미에서 검은리본달기와 항의글 올리기에 동참하였다. 또한 '총파업통신지원단'을 구성하여 전세계적으로 한국노동자의 투쟁을 알렸고, 총파업투쟁을 지원하였다.

그러나 아직까지 노동자들은 통신을 투쟁에 결합하지는 못하였다. 99년도 그렇듯이 96년에 인터넷과 컴퓨터 통신을 사용하는 산업노동자는 극소수였고 노동운동진영도 컴퓨터 통신의 위력을 모르고 있었을 때였다.

97년의 총파업통신단의 활동은 통신을 통해 자발적으로 조직된 진보적인 성향의 네티즌과 통신사용인들의 노동자 투쟁 지원형태였다. 하지만 이를 계기로 한국의 노동운동 진영은 컴퓨터 통신의 가능성을 주목하기 시작하였다.

2)노동네트워크 준비시기

노동네트워크 건설이 준비가 되기 시작한 1998년 초, 야당으로는 최초로 정권교체에 성공한 김대중 정부는 민주노총과 노사정위원회를 구성하여 이전과는 다른 노동통제 정책을 실시하였다. 노사정위원회를 통과한 정리해고 법안이 각 개별 사업장의 노동자들은 압박하였고, 수 많은 노동자들이 정리해고로 인하여 일터에서 쫓겨났다. 이에 노동자들은 파업으로 맞섰다. 개별사업장마다 노동자 파업이 이어졌다. 노동네트워크는 고용안정 통신단을 구성하여 흩어져 있던 투쟁소식을 전하는 일을 담당하였다.

이 과정에서 가장 핵심적인 투쟁사업장은 울산의 현대자동차와 만도기계였다.

하지만 노동네트워크는 상급단체인 금속산업연맹과 지역본부와의 연락에만 급급하여 투쟁이 거의 끝날 시점에서야 결합을 하였고 이 투쟁을 지원하지 못하였다. 이는 자신의 독자적인 통신망을 갖지 못한 속에서 소식전달에만 급급한 투쟁현장과는 동떨어진, 그리고 아직은 능력이 부족한 준비단계 노동네트워크의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

3)노동네트워크 출범 후

98년 11월 한국의 노동네트워크가 출범한 이후 99년을 맞아 노동네트워크는 99년 투쟁이 공공부문 노동자로부터 시작될 것이라는 예측을 하고 대비를 하였다. 그러나 정권과 자본은 예측보다 빨리 1월에 조폐공사에 공권력을 투입하는 등 조기진압에 나섰다. 노동네트워크도 총파업통신단을 꾸리고 3월부터 공공연맹과 함께 총파업 투쟁기간동안 통신을 활용한 활동을 어떻게 벌인 것인지에 대하여 역할을 분담하고 투쟁준비에 나서는 한편 각 투쟁현장마다 통신단을 파견하여 현장성을 강화하였다. 또한 투쟁의 선봉에 나서는 지하철 투쟁 지원하기 위한 별도의 계획을 갖추었다.

통신단은 노동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정권의 논리에 대한 반박자료를 준비하고 노동네트워크에 총파업 게시판을 개설하여 전국의 투쟁 상황을 집중하였다. 또한 스트라이크 홈페이지를 만들어 각종 멀티미디어 자료를 거의 실시간으로 전달하여 정권의 폭력성을 폭로하였다.

'99 고용안정 통신단 ST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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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공지게시판 [속보게시판 연동]

1. '99 총력투쟁 속보 11. 진보넷 속보게시판(일반속보)

2. 지지와 연대!(자유게시판) 12. 민주노총 투쟁속보

3. 바이너리 자료실 13. 공공연맹 총파업 투쟁속보

4. 투쟁사진 갤러리 14. 지하철 투쟁 현장속보

5. 파업관련 언론보도

77. 투쟁 대화방

[정리해고반대] [노동시간단축] 말머리 달기 운동을!

◆ '99 STRIKE 홈페이지 ⇒ http://strike99.nodong.net ◆

◆ 보다 생생한 '99 총력투쟁현장 인터넷 멀티미디어 중계는 ◆

⇒ http://www.nodong.net/strike99/cast/media.html

[00:00:07]───────────────────────────────

<그림1 - 총파업 게시판>

그러나 언어 문제 등으로 여전히 취약한 국제연대는 극복되지 못하였다.

2. 노동자 투쟁과 함께하는 노동네트워크

1) 노동네트워크와 노동자 투쟁의 올바른 결합관점

노동자 투쟁에서 투쟁지도부나 노동자들 가지는 가장 잘못된 정보통신 활용 계획은 노동네트워크가 통신분야를 대신해서 투쟁해 주는 곳이라는 생각이다.

일상적인 시기에 노동네트워크는 노동자 투쟁에 필요한 각종의 자료를 유통하고, 조합원들의 각종 요구가 오고가는 민주적 운영의 공간이다. 마찬가지로 투쟁시기에도 노동자들의 투쟁제안과 상황이 모이는 곳이다. 그러나 투쟁지도부의 노동네트워크에 대한 편협한 사고는 노동자 대중의 투쟁요구를 수용하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지도부의 지침을 하달하는 공간으로서만 여겨지게 만든다. 이는 노동네트워크가 노동자 위주의 조직이 아닌 상급단체나, 투쟁지도부의 요구에 부응하는 활동만을 하게 만든다. 또한 노동네트워크에 많은 인적역량을 보유하도록 하는 것이다.

따라서 노동네트워크는 노동자가 만든다는 관점 속에서 노동네트워크를 통하여 이를 최대화하는 전술을 만든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서 공공연맹의 총파업 투쟁이라면 전국에 흩어진 각 단위 사업장의 내용을 총화하여 투쟁소식을 모으는 작업은 노동네트워크를 통하여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내용은 노동네트워크 또는 통신단이 하는 것이 아닌 노동자들이 해야한다는 것이다. 화려한 편집과 전투적인 발언이 아닌 실재 투쟁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목소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노동네트워크는 그 소리들의 전달 공간인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노동네트워크는 통신공간에서 어떠한 내용이 필요한 지를 분석하고, 효과적인 전달방법에 대해서 고민해야 한다. 99년 공공연맹 투쟁에서 노동네트워크 통신단은 각종 멀티미디어 자료를 실시간으로 제공함으로써 많은 사람들에게 현장의 상황을 전달하였다. 즉, 이미지 자료가 주는 장점을 최대한 활용한 것이다.

정리하자면 투쟁하는 노동자들이 자료와 의견등을 교환할 수 있는 통로로서의 역할과 효과적인 전달기법의 연구가 노동네트워크의 몫인 것이다.

2) 노동네트워크와 투쟁하려는 노동자의 준비

노동운동 진영이나 노동조합, 투쟁하는 노동자들을 모두 지원하기에는 현재의 노동네트워크는 많은 부분에서 역량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최대한의 역량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노동자 투쟁이 노동네트워크와 다음과 같은 사전 준비를 하는 것이 좋다.

일단 통신을 담당하는 활동가가 필요하다. 대부분의 경우 통신을 담당하는 활동가가 노동조합 내에서 다른 부서에서 활동함으로써 투쟁시기에는 통신과 관련한 업무를 거의 보지 못하는 상황이 있다. 투쟁하는 노동조합의 내용은 해당 노동조합의 성원이 가장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해당 노동조합과 노동자 집단이 배출한 담당자가 필요하다.

또한 투쟁준비 단계에서부터 통신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투쟁이 벌어진 후 통신을 통한 활동은 대개의 경우 투쟁상황을 홍보하는 수준에 그친다. 이 경우 정권 혹은 자본의 역공격에 취약한 대응을 취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조직적인 정권과 자본의 방해책동도 대응되는 계획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 필요한 자료들이 무엇인지를 파악해 두었다가 투쟁이 벌어지면 집중적으로 필요한 자료들을 생산하고 활용하는 것이다.

그리고 투쟁지도부는 정권과 자본이 노리는 일차적인 공격대상이다. 따라서 만일의 상황에서 지도부의 지침을 전달할 수 있는 연락체계를 가져야 할 것이다.

3) 투쟁에서의 노동네트워크 활용

노동네트워크는 상업통신망에 분산되어 있는 노동운동의 역량을 결집시킴으로써 자본과 권력의 통제로부터 노동운동을 지키고 강화시키는 독립네트워크 건설을 통해 노동운동 스스로가 주체가 되는 노동운동의 정보자산(노동정보 데이터베이스, 정보통신 인프라) 형성과 자원공유, 노동운동 내부의 원활한 의사소통과 연대를 위한 민주적인 네트워크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위의 목적을 역으로 말하면 노동네트워크를 활용하여 각종 상업망에 투쟁의 정당성을 홍보하고, 형성된 자료를 일반인들에게 배포하는 활동을 노동네트워크가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투쟁하는 노동자가 각 통신망에 가입하지 않더라도 투쟁상황을 각 상업망에 알릴 수 있는 곳이 노동네트워크이다. 또한 각종 편집과 자료변형을 할 수 있는 곳이 노동네트워크이다. 이러한 장점을 살려서 노동네트워크로 투쟁상황을 집중해야 한다. 또한 자본과 정권으로부터의 탄압에 대하여 맞서며 노동자들의 통신공간을 확보한 것이 노동네트워크이다.

노동네트워크가 독립네트워크라는 장점을 살려야 한다. 실재 상업망은 압력에 굴복하여 노동자들의 정당한 주장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는다. 그러나 노동네트워크는 그러하지 않기 때문에 최대한 노동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소식이 전달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3. 이후 한국노동네트워크의 노동자 투쟁지원계획

첫째, 한국 노동네트워크는 한국에 있는 두 개의 노동조합 총연맹과 노동연구소, 노동운동 단체, 노동자 미디어단체 등을 회원으로 가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구성원들의 성격을 살려내고 있지 못하다. 각 참여단체의 특성을 모아서 노동자 투쟁을 지원하는 사업이 필요하다.

둘째, 교육을 통하여 노동자들과 노동운동 활동가들의 정보통신 능력을 향상시키는 작업이 꾸준히 필요하다. 통신공간을 문서의 유통과 투쟁선전의 장으로 사고하는 생각을 깨기 위해서는 노동자들의 자유로운 생각들이 모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 노동네트워크는 진보네트워크와의 협조관계를 통해서 지속적인 노동자 교육사업을 진행할 것이다.

셋째, 국제연대의 강화가 필요하다. 전세계가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상황에서 국제연대는 신속하게 힘을 불어넣어 줄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아직 언어장벽이 높고, 국제연대를 제안할 외국단체에 대한 정보가 턱 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노동네트워크는 앞으로 이런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국제적인 노동자 연대를 지원하려고 한다.

마지막으로 노동네트워크는 노동자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통신망이다. 노동자들이 최대한 자유롭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운영도 끊임없이 개발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