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communication을 위한 평조합원 전략

          ―- 정보가 다르면 투쟁이 달라집니다!

 

■워크샵을 개최하며■

1. 들어가며

The Second Seoul International LaborMedia에서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평조합원 전략"이라는 주제로 워크샵을 개최하는 세기말 현장보고서팀(Labor Reporters in Korea)은

한국 노동 운동의 의사소통에 대한 비판적인 분석을 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97년 1차 대회 주제토론에서 발표되었던 GLOBALIZATION, INFORMATION AND THE LABOUR MOVEMENT: WHAT IS TO BE DONE? (Peter Waterman) 이나 그 대회를 평가하는 내용의 ACROSS SPACE AND TIME: AMESSAGE FROME MARIATEGUI(Peter Waterman)등에서 많은 공감을 느꼈으며, 2년의 시간차를 넘어 두 개의 시선이 상호보완적으로 포개지고, 두 대회의 맥락이 증폭되기를 바랍니다. 무엇 보다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여러분들의 활발한 토론을 기대합니다. 이것은 곧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대한 문제제기를 통하여, 96년 말부터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한국 노동운동의 어떤 경향에 대한 비판적인 분석이기도 합니다.

"전통적인 노동운동이 국제적인 규모로 제도화 또는 우경화되고 있으며.

일국적 수준에서도 노동운동의 진보성이 한계에 봉착했습니다.

노동운동과 커뮤니케이션을 둘러싼 다양한 토론,

확실한 문제제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노동조합은 평조합원을 진정으로 대표하고, 표현하는가?

노동조합은 평조합원과 진정으로 의사소통하고자 하는가?

의사소통은 단순히 정보의 송신과 수신이 아니다.

의사소통은 정보의 피드백 정도에 따라 가늠되는 것이 아니다.

노동조합의 커뮤니케이션 딜레마,

노조의 대표성 위기에 대한 근본적인 요인과 구체적 상황등...

문제의 지점을 정확하게 꿰뚫을 수 있는 적나라하고 과감한 토론을 제안합니다. "

2. 그들이 사라졌다

96에서 97로 넘어가는 그 겨울, 그리고 98년 여름

그 투쟁의 거리를 마구 내달리던 민주노총의 평조합원들

그들은, 99년 겨울 지금 어디에 있는가?

초국적 자본은 그들을 점점 더 분리하고 고립시키는데

그 분할된 현실 공간 너머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또다른 전략 거점 사이버 공간,

여기 그들이 나타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들이 on-line 진입을 시도하지 않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

그들은 어디에 있는가?

3.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우리는 인터넷을 통한 국제연대의 가능성을 독특하게 활성화 시킨 두개의 사례를 기억한다.하나가 리버풀 항만 노동자의 투쟁이고 또 하나는 96-97 민주노총 총파업이었다.

특히 한국의 노동자들은 97 민주노총의 총파업을 통하여

리얼 스페이스와 사이버 스페이스의 뜨거운 만남이 어떤 것인가를 생생하게 체험하게 된다.

당시 국내외 여론 형성에 핵심적인 기여를 했던 사이버 공간에서의 총파업지지 함성은, 사이버 그 자체에 머무르지 않고 현실 공간의 실물적인 투쟁을 끊임없이 고무시켰다. 이런 경험은 사이버공간이란... 컴퓨터 속에 있는 폐쇄회로가 아니라 노동자 투쟁을 위한 또다른 열려진 영역이라는 확신을 주었다.

그때 우리는....

한국에서도 사이버 공간에 구축될

"더많은 노동자들의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가능성들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대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97LaborMedia에서 주제토론을 맡은 피터워터만은 이 대회를 평가하는 글 <시간과 공간을 가로질러>에서 민주노총에 대한 비판적인 언급을 하면서, 한국 노동운동에서의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이 그리 호락호락 하지만은 않을 것이라 간접적으로 시사한다.

"이번 행사는 분명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국제주의, 혹은 새로운 국제주의에 관한 의사소통 으로 향하는 길에 한 획을 긋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것이 신화처럼 되어서는 안된다. 우리 가 새로운 종류의 국제적인사회운동에 참여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들 중 많은 수는여전히 과거와 같은 식의 정치적 사람들이다. 더구나 시점이나 사태도 반드시그보다 나은 것도 아 니다. 전투적인 민주노총은 자본과 국가가 자유민주주의적인 태도를 보인다면, 벌써 사회개 량적인 자세를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하면서 새로운 국제 연대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조건으로서 정치적 태도를 주목한다. 그의 글을 계속해서 읽어보면...

"민주노총의 국제주의는 그 동안 자신들의국내적 필요에 대한 국제적지원을 찾는 식이었지, 인정하듯이 그것을 제공하거나 대안적 지구문명을 찾는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것은 아니었 다....(중략) 게다가IMF의 사악한 신자유주의적인 의무부과에 대한민주노총의 대응은 독일 노조들이 했었음직한, 상당부분 방어적이고, 개량적이며, 자국의 임금노동자의 이해에 기반 한 것이었지, 지구화나 지구적 연대와의 관련해서는 부족한 것들이었다.그나마 다행인것은 이런 민주노총의 문서들이 즉시 영어로 번역되어 인터넷을통해 올라옴으로써, 신자유주의 적 지구화에 어떻게 맞설 것인가에 대한 국제적토론이 벌어지는데 기여했다는 점일 것이 다.하지만, 어쨌든 이번 회의는 노동자들이 점차 보다 보편화된(universal) 세상에 살고 있 음을 보여주였다. 즉 다른 사람의 특이한 경험조차도 점차 다른 모든 곳과 관련을 맺고 있 다.. 정보화는 서로에게 배울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새로운 국제연대가 필요하고 커뮤니케이션이 관건이라는 피터 워터만의 통찰력은 국내적 필요에 의해서만 국제적 지원을 호소하는데 그친 민주노총의 태도와 이후 예상되는 행보까지 날카롭게 지적한다. 그는 커뮤니케이션 전략과 관계된 요소로서 정치적 태도 뿐만 아니라 가치관, 화법, 스타일등을 주목하는데. 주로 국제주의 관점에서 강조되었지만, 그의 문제의식은 노동자 커뮤니케이션의 포괄적인 상을 고민하는데 좋은 나침판이 된다. 이것은 곧, 노동운동이 정보통신매체나 사이버공간을 활용하는 것만으로 새로운 노동자 커뮤니케이션이 완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기도 하다.

그래서 피터 워터만이

1차 대회를 경험하며 판단하고 평가한 민주노총에 대한 문제는 국제연대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닌 평조합원과의 의사소통 방식에 대한 문제에도 연결되는 것이다. 그것은 비단 민주노총이라는 상급단체 만의 문제가 아닌 전체 노동운동 내부의 의사소통 방식의 문제까지 예고하고 있는 듯 했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났다.

뉴미디어로서 사이버공간에 대한 관심은 점점 빠른 속도로 고조되고 있다. 민주노총은 물론 많은 노동조합과 노동단체들이 통신공간에 CUG를 구축하고 인터넷상에 홈페이지를 만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기서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부재"와"평조합원 부재" 라는 2개의 심각한 공백을 발견한다. 우리는 이것을 시작단계에서 보이는 당연한 현상, 혹은 초국적 자본의 공격에 따른 노조의 일시적 후퇴, 제도화된 노동운동의 어쩔 수 없는 한계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이것을 한국 노동운동 내부의 권력관계와

커뮤니케이션 마인드 전략의 차이에서 오는 문제라고 바라본다.

이제 한국노동 운동도 10년을 넘기면서 지도부와 평조합원 사이에 견해가 엇갈리기도 하는데 이런 순간 내부 커뮤니케이션에서는 어김없이 권력관계가 작동하고 있다. 그리고 하나더, 뉴미디어를 통한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상을 어떻게 잡고 있느냐의 차이는 외부적으로는 국제적 연대, 내부적으로는 평조합원 전략, 전반에 거쳐두루 일관하는 어떤 태도의 차이를 만든다고 본다. 결국 2개의 공백을 유발시킨 두가지 문제점은 서로 얽혀있는 것이다.

우리는이 문제를 좀 더 정교하게 분석하기 위하여

on-line, off-line두공간 모두에서 일어나는 최근 노동운동 내부의 communication방식과 정보흐름을 비판적으로 점검하고자 한다. 이를위해 98년 현대 자동차 파업투쟁과 그외 몇몇 상황들을 구체적 사례로 제시할 것이다. 그러나, 98현자 파업은 피터 워터만의 우려대로 진행되었다는 점에서 근거사례로서 상징성은 있지만우리가 여기서 주요하게 분석하고자 하는 것은 98현자투쟁 그자체는 아니다.

우리는 이 파업공간에 존재했던다양한 매체(집회, 유인물, 통신)를 통한 communication 방식과 구조, 정보의 성격과 흐름, 공식적인 매체 밖에서 일어났던 평조합원들의 의사소통에 대한 것들을 살펴보면서, 현대자동차 울산 공장이란 특정한 공간에서 일어난 미시적인 문제 고립된 특수사례에 갇히지 않고, 새로운 communication을 위한 평조합원 전략이란 테마를 향하여 나아갈 것이다.

4. 또 다른 생존전략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를 덧붙인다면...

어떤 정보가 어떻게 생산되고 소통되는가에 따라 노동자 투쟁과 action은 정말 많이 달라진다. 그 결과는 평조합원들-의사소통이나 정보에 대하여 대표들에게 일임하고 자신의 역할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바로 그 평조합원들 삶의내용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제 더 이상 평조합원들은 "내가 뭘 아나... 위에서 알아서 하겠지..." "그렇다니까...그렇겠지.." "그래도 집회 꼬박꼬박 참여하면 ?지.. 우리한테 뭐를 더 바래요?" "현장이 장난이 아닌데, 딴데 신경 쓸 형편이 안된다." 라고 말할 처지가 못된다.

가끔식 그들의 대표들이 알아서 해주지 않을 수도 있으며, 그 결과는 치명적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항상 대표들을 통하여 자신을 표현했던 평조합원들이 이제 직접 의사소통에 나서야 한다. 이제 다양한 영역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그들 스스로 정보 생산자가 되고 고유한

방식대로 communication 전략을 창출하지 않는다면 어느 순간 치명적인 피해 당사자가 될 수도 있다.

정보와 communication.. 이것은 더 이상 상층에서만 할 수 있는 고급기술의 문제나 난해한 개념이 아니라 점점 제도화되어가고 있는 노조 운동 속의 또 다른 평조합원 생존전략의 돌파구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